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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이시형의 인생 수업
작성자 박형녀 등록일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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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90세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인생길에서 만난, 인생을 만들어준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일제 강점기를 보낸 어린 시절, 전쟁을 겪으면서 든든한 세 친구와 의지하고, 미국 인턴 시절과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삶을 돌아보며 결국은 사람, 관계가 인생이라고 하였다.

 

나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려지고 있다

 

저자는 90년을 잘 살려면 그냥 되는 대로 살아선 안 된다. 인생 계획을 잘 짜야 한다. 젊을 때는 젊다는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다. 하지만 고령이 되면 나이가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수가 더 많다고 말한다.

 

유학생이던 삼촌 덕에 얼마동안 양자로 가게 되어 숙모에게 야단을 맞고 울고 있는데 아버지가 다가와 한마디 말도 없이 안아주었다. 옛 선비는 어른 앞에서 제 새끼 귀엽다고 안거나 업어주는 것을 삼간다. 그 시대에 할법한 어른의 행동이라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형제에게 장작을 패는 일을 시키고는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았다. 말이 필요 없는 행동으로 교훈을 가르치신 아버지가 대단하시다, 그런데도 문제아는커녕 반항 한마디 없이 잘 자라준 자신이 기특하고 고맙다.

 

요즘 어려운 가정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담자 입장에선 어렵고 힘든 경우지만 환자가 돌아간 후, ‘그것도 문제라고하는 생각이 반사적으로 들 때가 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일들이 떠오를 때면 빅터 프랭클의 유대인 포로수용소 생활을 떠올린다. 아무렴 거기보다야 낫지 않느냐, 우리가 조금만 더 북쪽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중학교 때부터 담배를 배운 것이 미국에서 의사 일을 하면서 마약 환자를 치료하면서 금연에 성공할 때까지 십수 년 넘게 애연가였다. 끊기로 한 후 오늘까지 한 번도 담배를 만져본 적 없었다. 백지동맹사건은 당시 학교의 교육 신념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의리를 지켜야 했다. 친구 집을 방문했는데 장식용이 아닌 진짜 사과가 쟁반에 놓인 것을 보고 부자인 친구를 부러워했지만 형제들이 미국에 가고 난 후부터 선망이 줄어들었다.

 

맨몸으로 물고기 잡는 종수 형이 있었다, 해방 후 <TV는 사랑을 싣고>에 나가 극적인 만남으로 옛정을 되살리고 있다. 과일 서리는 우리 세대에도 해보았으니 내 자녀들은 서리의 참맛을 모를 것이다. 저자는 부모님 세대이지만 공감 가는 부분들이 몇 개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친한 친구 세 놈은 평소에도 그랬지만 전장 한복판에서도 열심히 공부했다. 수업에 잘 들어가지 않아서 친구 셋이 교대로 과외 선생님이 되어 주었다. 절친 3인 중 한 명만 남았다. 한 친구는 간이 안 좋아 병마를 치르고 한 친구는 자다가 이승을 떠났다.

 

의과 대학에 지원하고 사범 대학 발표자에 이름이 없다고 집이 초상집이 되었다. 엄마가 집에 못 들어오게 하였다. 의과 대학 발표는 제일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의대 합격 수험표를 들고 갔는데, 초상집이 순식간에 잔칫집으로 바뀌었다. “요사스럽긴아버지가 하신 말씀 전부다. 의예과 시절, 가정 교사를 하면서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책방 주인이 선물로 주었다. 나중에 나치 수용소에 견학을 가게 되었다. 지치고 배도 고프고 며칠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지 않을 때 그래도 거기보단 낫지 않느냐생각했다.

 

책은 번역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었지만 프랭클의 책을 번역하자는 출판 제의를 단번에 수락했다. 빅터의 존경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대생 시절 세 친구가 과외했고 졸업 후에는 후배가 미국 의사 시험을 지도해 주었다. 인생 이정표를 그려보면 초고속으로 달려간 포인트 중 한 고개라고 말할 수 있는데 큰 고개는 리처드 프랭클을 만났을 때다. 그후로 동생들이 미국으로 왔고 그때마다 프랭클 부부의 도움을 받았다. 잊을 수 없는 분들이라고 했다.

 

워라밸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일 중독자처럼 일에만 매달린 생활을 하며 인생을 즐길 시간이 없었다. 너무 일에 빠져 아까운 인생을 그냥 보내거나 자칫 건강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일만 하지는 말자고 했다.

 

인생 수업 9교시와 박상미님과 인터뷰에서는 행복해지려면 자기에게 만족할 줄 알아야 하고, 행복은 순간이다. 하찮은 일에도 행복을 느낀다. 욕심이 없으니까 마음 괴로울 일이 없고, 마음이 편하면 몸도 편안하다. 이 책은 저자의 바램처럼 유용한 것들이 많았다. 90을 살아온 사람의 경험을 풀어놓은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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