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동안 수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사랑을 받아온 영원한 우리들의 작가 고정욱. 이번에는 무대를 2070년의 우주, 화성으로 향하는 셔틀로 옮겼다.
‘2070년, 화성으로 향하던 셔틀이 습격당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단 여섯 명, 생존 가능 시간은 47시간. 통신도 끊긴 우주 한가운데서 이들이 해야 할 일은 뻔하다. ‘말하지 않기’, ‘움직이지 않기’, ‘산소 아끼기’그렇지만 이들은 정반대의 선택을 한다. “이왕 죽을 거라면, 서로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죽자.” 여섯 명의 생존자들은 죽음을 기다리며 그동안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무엇을 꿈꾸었는지 하나씩 각자의 삶을 꺼내어 놓기 시작한다.
이야기와 함께 발견되는 수상한 흔적들과 기시감. 단순한 조난처럼 보였던 생존은 점점 더 큰 비밀과 흑막을 향해 나아간다. 이야기와 함께 생존을 향해 달려 가는 화성행 우주 셔틀. 과연 이들은 거대한 비밀 앞에 닿을 수 있을까?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가장 냉혹한 우주에서 서로를 살리기 위한 여섯 사람의 진짜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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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어린이 청소년 도서 부문의 최강 필자. 장애를 지닌 채 수십 년을 살아오며 긍정 마인드와 자기 계발을 삶의 실천으로 견뎌 온 작가다. 35년 이상 현업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장수 작가이며, 강연과 집필로 독자를 가장 많이 만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소개된다.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소아마비로 인해 중증 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각종 사회활동으로 장애인이 차별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등이 대표작이다. 『가방 들어 주는 아이』와 『목 짧은 기린 지피』 등은 교과서에 실렸다. 지금까지 총 36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리더십과 자기 계발에도 관심이 많아 교육 현장에서 독자를 꾸준히 만나고 있으며, 어린이 청소년 문학 분야의 뛰어난 작품 활동과 기여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아동 청소년 문학계의 노벨상 격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ALMA) 2025년도 후보로 선정되었다. 지금도 매일 아침 9시면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전업 작가의 삶을 이어 가고 있다.
목차
1. 살아난 자들 2. 조종실에서 3. 산소를 아껴라 4. 화성 여행권 5. 프랭크셔 랜드 6. 지구로의 귀환 7. 위성폭파 그 이후 8. 신로쿠의 검 9. 의인은 있는가 10. 간첩 카림 11. 다시 돌아온 잔해 12. 아구스의 보물 13. 어둠에서 빛으로 14. 라그랑주 프로젝트 15. 신이 된 오메가 16. 위대한 결말 17. 스토리텔링 셔틀
책속으로
지금은 지구 시간 2070년. 수아가 탄 지구-화성 셔틀 우주선 그린글래스 dpr-3940이 알 수 없는 사고로 조난을 당했다. “거기 누구 없어요?” 소리쳐 봐도 대답은 없었다. 수아는 황급히 몸을 움직여 주변 캡슐을 확인했다. 동승한 제임스, 싱…. 허수지까지 모두 숨이 멎어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너무 무서워.” 챔버와 챔버 사이를 연결하는 해치는 찌그러져 있었다. 다 행히 통로가 완전히 막히지는 않았다. “거기 누구 없어요?” 무중력 속에서 헤엄쳐 해치 앞까지 간 수아는 두려움에 떨 며 다시 외쳤다. 잠시 뒤 건너편 3-2 챔버에서 무언가를 절박 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생명 반응이었다. “사람이다!” --- pp.10-11
“우리 산소 부족으로 몇 시간 일찍 죽더라도, 서로 얘기나 나누다 죽자. 각자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무슨 꿈을 꾸고 화성에 가려고 하는 건지 알고나 죽자고.” 프랭키의 말이 조종실 전체에 물결처럼 퍼졌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제안이었다. 그 말은 명령도 아니었고, 호소도 아니었다. 그냥 ‘사람’의 말이었다. 그 말에 조종사 캐리가 눈을 떴다. 검은 피부에 하얀 눈자 위와 흰 이빨이 드러났다. 소타는 무릎 위에 올려 둔 손가락을 천천히 꼼지락거렸다. 빌은 눈을 껌뻑이다 조용히 이마를 문질렀다. 긴 시간 숨겨져 있던 인간의 몸짓이 우주선 안에 조금씩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같이 죽을 확률은 거의 99% 이상인 것 같은데 누구랑 같이 죽는지는 알아야 할 것 아냐? 도저히 지겨워서 못 참겠어. 산장에 캠핑 왔다고 상상하니 이 상황이 조금은 견 딜 만해졌는데 캠프파이어를 할 수도 없고, 이야기라도 있어야지. 아무 얘기나 하는 그 즐거움이 없다면 살아서 뭘 하겠어?” --- p.36
시간은 흘렀고, 화성의 위성 궤도에서 보는 우주에는 별이 가득했다. 그 별들 속에서 새로운 별 하나가 반짝이고 있었다. 이름 없는 별, 그러나 마음으로 기억되는 별. “언젠가, 우리도 이야기를 어딘가에 남길 수 있겠지?” 소타가 말했다. “그 이야기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그건 가장 아름다운 유산일 거야.” 지구는 멀리 푸른 점 하나로 빛나고 있었다. --- p.94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어떤 삶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위해 내민 손길은 또 다른 손길을 낳고, 선의는 세대를 건너 이어진다. 그것이야말로 돈도 권력도 남길 수 없는 가장 값진 유산이다. 창밖의 별을 바라보던 소타는 조용히 속삭였다. “아름다운 유산은 건물도, 보물도 아니야.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내민 한 사람의 마음이지.” 그 말이 끝나자 저 멀리 보이는 시리우스 별자리가 더욱 환하게 빛났다. 먼 미래에도 그 별은 사람들에게 묻고 있는 것 같았다. --- p.95
“왜 우주로 가고 싶었어요?” “돌이켜 보면 할렘에서는 별을 몇 개밖에 볼 수 없었어요. 빛 공해 때문이죠. 하지만 책을 통해 우주에 수많은 별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이처럼 내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 할렘의 아이들도 꿈을 꾸지 않을까요?” 캐리는 미소를 지었다. “우주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니까. 거기에서는 인종도 가난도 차별도 편견도 아무것도 아니게 되니까요. 그리고 이 얘기는 해야겠어요. 내가 졸업한 일리아드 고등학교에 내 이름을 딴 ‘캐리비아 존슨 우주비행사 도서관’이 생겼답니다.” “정말입니까?” “네, 정말이에요. 어린 학생들이 제 사진 앞에서 책을 읽는 걸 봤어요.” 캐리는 조용히 말했다. “이제 나는 우주에서 죽게 되더라도 후회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나를 이어 또 다른 별을 향해 날아갈 테니까요.” --- p.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