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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머리 앤
작가 고정욱,김선영,박상률,박현숙, 손현주,이상권
ISBN 9791188912643
출간일 2020-01-02
정 가 12,000
페이지/판형  192 / 140×205

책소개

고군분투하는 이 세상 모든 ‘앤’을 응원하며!
청소년문학 대표 작가, 교과서 수록 작가들이 여섯 개의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나’를 찾아가는 앤들의 힘겨운 분투기!


여섯 편의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이 여성으로서 살아내는 삶을 직접적으로 조명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으로 꿈꾸는 것을 이루기 위해 달려 나가는 각각의 ‘나’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결국 페미니즘의 본질은 ‘여성’에 주어진 무언가를 탈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다움’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페미니즘은 비단 여성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닐 것이다. ‘여성’, ‘남성’에 갇히지 않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틀림’이 아닌 ‘다름’을 존중하고 포용하려는 사려 깊고 너그러운 자세, 나아가 그 누군가를 오롯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청소년의 눈으로 오늘날 현실을 은근하지만 날카롭게 파헤친 여섯 편의 이야기와 더불어 독자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작가의 목소리가 각 소설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다. 『빡빡머리 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사연들로 고군분투하는 이 세상 모든 ‘앤’들에게 힘과 용기를 실어줄 것이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문학박사입니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1급 지체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지만,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화예술 분야 진흥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2012년 제7회 대한민국 장애인문화예술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저서 가운데 30권의 인세 나눔을 실천해 ‘이달의 나눔인 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290여 권의 저서를 400만 부 가까이 판매한 기록을 세우면서 우리나라 대표 작가로 우뚝 섰습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가 대표작이며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 도서가 되기도 했습니다.

목차

책을 펴내며 -4
빡빡머리 앤 -15 (고정욱 작가)
언니가 죽었다 -41 (김선영 작가)
파예할리 - 그래 가자 -71 (박상률 작가)
분장 -97 (박현숙 작가)
마카롱 굽는 시간 -131 (손현주 작가)
넌 괜찮니? -161 (이상권 작가)

책속으로
“그런데 정말 머리 깎을 생각은 어떻게 했어? 축구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
상민은 전부터 묻고 싶던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냥 화가 났어. 예쁜 여자애가 될 수도 없고, 축구도 맘대로 할 수 없고, 공부도 잘 못하고. 나는 그렇다고 쳐. 언니는 할 수 있는 게 있었는데 아빠가 할 수 없게 하잖아. 그래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여자라고 하지 말라는 거 해버리기로 결심했어. 좀 쎈 걸로.” ---「빡빡머리 앤」중에서

“제발, 그 ‘어디니?’ 좀 안 하면 안 돼?”
기숙사로 들어가고 얼마 안 돼 주연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그 어디니? 라는 말 좀 때려치우라고 했다.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였다. 나는 언니를 관리했던 어머니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언니를 대했던 내 어머니와 똑같은 모습으로 내 딸을 관리했다. 무엇이 무서워서, 무엇이 두려워서. 세상으로부터 자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어머니의 자책은 죽을 때까지 이어졌다. 그게 언니를 더 숨 막히게 했을 것이고 그것은 그대로 대물림되어 나에게서 주연에게로 이어졌다. ---「언니가 죽었다」중에서

아빠의 파예할리는 어찌 보면 포기였다, 체념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 흉내를 내고 있다. 이래서 욕하면서, 흉보면서 닮는다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파예할리는 새로운 길에 대한 결심이다, 라고 애써 자위한다. 나의 파예할리는 도전이고, 떨림이다. 가가린의 파예할리도 처음엔 두려움에 따른 체념이었겠지. 새로운 길은 언제나 두려움과 함께 한다. ---「파예할리(그래 가자)」중에서

“어머니나 저나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도 말이에요, 그깟 손 한 번 잡힌 거 별거 아니라고 여겨도 말이에요. 현진이는 아닐 수 있잖아요. 똑같이 덜 익은 고기를 먹어도 누구는 아무렇지도 않고 또 누구는 배탈이 나요. 다른 누군가는 그거 때문에 병을 얻어 목숨을 잃기도 하고요. 같은 음식도 누군가에게는 약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는 독이 되기도 하고요. 같은 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거예요.” ---「분장」중에서

“엄마……. 미안해.”
나는 그 말을 내뱉으며 방으로 들어와 어두운 방 안에서 불도 켜지 않은 채 웅크려 울었다. 엄마가 나한테 거는 기대는 어려서부터 알았다. 그래서 엄마가 시키는 거라면 하기 싫은 것도, 먹기 싫은 것도, 가기 싫은 곳도 무조건 따랐다. 엄마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서. 그러니까 나는 내가 ‘어떤’ 나인 줄도 모르고 살았다. 그냥 엄마가 원하는 사람이 되면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이 되는 줄 알았다. 엄마와 할머니의 불편한 관계를 눈치 챘고 그래서 착한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 남자아이처럼 의젓한 아이가 되어야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도 편해진다고 믿으며 여기까지 꾸역꾸역 참으며 왔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 그런 것들이 쌓여 잔뜩 흔들어 놓은 탄산음료 캔처럼 터지기 일보 직전인 상태가 되고 말았다. ---「마카롱 굽는 시간」중에서

나는 한동안 가로수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차들이, 수많은 바람이 지나쳤다. 아빠하고 함께했던 시간도 그만큼 빠르게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이런 일이 나한테도 일어날 수가 있구나!’
나는 그렇게 헛웃음만 연달아 터트렸다. 울고 싶어도 그런 웃음만 나왔다.
‘아니, 이게 가능한 일이야? 아빠가, 우리 아빠가……. 악마가 아빠한테 왔을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었다. 친구들이 떠오르자 한숨만 터져 나왔다. 이제 그 친구들을 어떻게 대하지? 아무렇지도 않게 얼굴을 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나는 얼굴을 무릎 사이에다 처박았다.
---「넌 괜찮니?」중에서


출판사 서평

“난 너무 해보고 싶은 게 많아.”
“뭐가 됐든 해봐. 그러다 보면 길이 보이겠지.”


‘특서 청소년문학’ 열 번째 이야기. 청소년문학을 대표하는 여섯 작가들이 최근 사회?문화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페미니즘’에 대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최근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누군가의 엄마로, 며느리로, 혹은 딸로서가 아닌 오롯이 ‘나’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에 많은 이들이 공감의 목소리를 내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지워야 하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늦은 밤 귀갓길이 염려돼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포기하고, 꿈꿔 왔던 축구를 그만두고, 거추장스럽다고 느끼면서도 머리카락을 기르고 화장을 하고…….

어느 날 돌아보니 불평등에 꽤 익숙해져 있는 내가 보였다. 잘 맞는 옷을 입은 양 편안한 척하는 모습도 보였다. (129쪽)

그간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부당함과 불평등에 익숙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겪는 이 모든 일들은 ‘여성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보통의 여성이라면 『82년생 김지영』에 공감했던 것처럼, 이 책에도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빡빡머리 앤』은 그간 여성이라는 이유로 내면에 잠들어 있던 수많은 가능성을 억눌러야만 했던 이들에게는 열정과 꿈을 다시 한번 꽃 피우게 할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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