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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카라디브카, 마법의 언간독
작가 정명섭 글, 불곰 그림
ISBN 9791167031051
출간일 2024-02-13
정 가 14,500
페이지/판형  180쪽 / 152*195*20mm

책소개

“어느 날 갑자기 1937년에 뚝 떨어져 버렸다면?”
이야기꾼 정명섭 작가의 타임 슬립 역사 동화!

“아브카라디브카, 소원을 들어주세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마법의 『언간독』이 데려다주는
특별한 시간여행!


아이돌 그룹 코스트컨티뉴의 지승 오빠가 구하고 있다는
『언간독』이 우리 증조할머니의 유품이라니!

몰래 야학당 문밖에서 글을 배우셨다는 증조할머니의 유품,
『언간독』을 품에 안고 잠든 주희.
그런데 깨어나 보니 1937년의 옥천에 뚝 떨어져 버렸다!

주희는 과거에서 우연히 만난 증조할머니 갓난이에게 글을 알려주지만
곧 주희를 수상하게 여기던 순사 보조원 민태에게 쫓기게 되는데…….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글 : 정명섭
서울에서 태어나서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으며 강연과 라디오, 유튜브와 팟캐스트 출연 등을 통해 독자와 만나고 있다. 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이야기할 때 빛난다고 믿는다. 『미스 손탁』 『어린 만세꾼』 『저수지의 아이들』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시간을 잇는 아이』 『기억 서점』 『조선의 형사들』 등의 역사소설을 집필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받았고,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다. 2020년에는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그림 : 불곰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만화 창작을 전공했고, 웹툰 플랫폼 봄툰에서 단편 「봉숭아 물」로 데뷔했습니다. ‘배틀 코믹스’에서 「숲속 이야기」, ‘버프툰’에서 「사랑 양장점」, 리디북스에서 「아삭아삭 테이블」을 작업했고, 그린 동화로 『광화문 해치에 귀신이 산다』, 『고스트 프렌드』가 있습니다. 앞으로 따뜻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목차

01 수상한 언간독
02 깨어나 보니 1937년?
03 순사 보조원에게 쫓기다
04 간밤에 꾼 좋은 꿈

『아브카라디브카, 마법의 언간독』 창작 노트

책속으로
“『언간독』에 얽힌 사연을 모르겠구나. 그 책은 할머니의 젊은 시절의 애환이 그대로 담겨 있는 책이야.”
아빠의 얘기가 길어질 것 같자 엄마도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박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빠가 입을 열었다.
“할머니가 계셨을 때는 여자들은 공부를 마음대로 못하 던 시절이었어. 지금은 의무교육제도가 있지만 그때는 학교를 못 가는 아이들이 태반이었어. 특히 여자들은 대부분 못 갔지.”
“왜요?”
엄마의 물음에 아빠는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학비도 비쌌고, 시집을 가면 아무 소용이 없었으니까요. 거기다 대부분의 집안에서 딸들은 집안일을 하고, 아들을 뒷바라지해야만 했어요. 할머니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래서 소학교라도 보내 달라고 아버지에게 사흘 밤낮을 울면서 애원했지만 안 된다고 거절당하셨대요.”
“저런, 너무하셨네.”
엄마가 맞장구를 치자 아빠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서 야학당을 다니셨다고 하더군요.”
--- p.49

“여, 여기 어디지?”
책상과 컴퓨터, 그리고 주희가 직접 고른 핑크색 벽장이 온데간데없어졌다. 거기에 벽에 붙인 오지승과 코스트컨티뉴의 브로마이드도 안 보였다.
“이게 뭐야?”
대신 보이는 건 널빤지로 된 벽과 시커먼 색의 천장이었다. 몸을 일으킨 다음에 깨달았는데 누워 있던 곳도 침대가 아니라 이불 위였다. 그것도 엄청 낡고 촌스러운 이불이었다. 이불을 걷은 주희는 자신이 청바지에 티셔츠가 아니라 해괴한 분홍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잠을 자던 장소와 입고 있던 옷이 달라져 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꿈인가?”
어제 오지승 오빠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흥분해서 이상한 꿈을 꾸고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볼을 꼬집었다가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아얏!”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팠던 주희는 저도 모르게 얼얼해진 볼을 문질렀다.
“꿈이 아니네.”
--- p.59~60

“갓난이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어린애가 호기심이 있어야죠.”
“어린애는 무슨 어린애야. 이제 몇 년 후면 시집 갈 나이인데.”
빈 사발을 들고 다시 부엌에 들어갔다가 나온 여자아이가 어머니의 얘기를 듣고는 발을 동동 굴렀다.
“나 시집 안 가! 학교 다니고 싶단 말이야. 경성도 갈 거고.”
방 안에서 대화를 듣던 주희는 여자아이의 이름이 갓난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저도 모르게 킥킥거렸다.
“이름이 너무 웃겨.”
그러다가 갓난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옥천이라는 지명을 듣고 설마 했던 것이 사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증조할머니네.”
그러니까 학교를 가고 싶다고 떼를 쓰는 갓난이는 증조할머니였고, 그런 갓난이를 꾸중하는 여인은 고조할머니였다. 그리고 방금 등목을 한 갓난이 오빠는 증조할머니의 오빠인 것이다.
--- p.86~87

갓난이 오빠가 분에 못 이겨 씩씩거리자 민태가 주춤거렸다.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잘 몰랐지만 갓난이조차 숨을 죽이는 걸 본 주희도 바짝 긴장했다. 갓난이 오빠의 말에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민태가 반격에 나섰다.
“한글을 왜 가르치는데? 가르치려면 일본어를 가르쳐야지.”
“조선 사람이 왜 일본어를 배웁니까?”
갓난이 오빠가 어이없다는 듯 묻자 챙이 달린 빵모자를 벗은 민태가 능글맞게 웃었다.
“황국 신민이면 당연히 일본어를 가르쳐야지. 조선은 없어진 지 오래야.”
--- p.121

“어제 갓난이가 제가 가르쳐 준 한글을 배우는 걸 보고는 어머니가 기특하다고 하셨어요. 어머니도 내심은 딸도 공부를 하길 바라실 거라고요. 오빠가 설득하면 들어줄 거예요.”
“우리 집안 형편이 둘 다 공부를 하기는 어려워.”
주희는 갓난이 오빠의 대답을 듣고는 생각에 잠겼다. 아빠에게 증조할머니가 야학에서 글을 익혔다는 얘기를 들었던 게 떠올랐다.
“야학에서 가르치면 되잖아요.”
“그래, 소학교는 어렵다고 해도 야학은 돈이 안 드니까 괜찮겠지.”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갓난이 오빠가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
“무슨 문제요?”
“다른 야학 교사나 학생들은 여학생이 오는 걸 싫어해.”
“뭐라고요?”
말도 안 된다고 하려던 주희는 지금이 1937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자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시대였다는 아빠의 말이 떠올랐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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