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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
작가 뤼도비크 르콩트 저자(글) · 장소미 번역
ISBN 9791167031969
출간일 2026-05-27
정 가 14,000
페이지/판형   / 

책소개

캐빈증후군? 히키코모리? 은둔형외톨이?

도대체 왜 나는 이렇게 된 걸까. D-DAY, 오늘은 나갈 수 있을까?

나만의 세계에 갇힌 열여섯 청소년의 187일 간의 도전!

*프랑스 작가 뤼도비크 르콩트의 한국 독자를 위한 특별 서문, 인터뷰, 사인 수록*


*프랑스 대표 청소년 문학상 ‘Prix Vendredi’ 노미네이트

*뤼도비크 인터뷰, 한국어판 서문, 친필 사인 수록

*대한민국 대표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심리상담가 박상미 교수

베스트셀러 청소년 소설 작가 김선영 소설가 강력 추천


6개월 전이었다. 그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는 평범한 날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집을 나서려는데 돌연히 극심한 공포가 밀려왔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다리가 굳어 단 한 걸음도 뗄 수가 없었다. 부모님은 이런 내 모습을 보고 그저 학교 가기 싫어 부리는 귀여운 투정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나는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집 밖으로 나가려고만 하면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나를 삼킨다. 나는 왜 이렇게 된 걸까. 도대체 이유가 뭘까.


캐빈증후군. 이것이 내 병명이다. 비슷한 이름으로는 히키코모리, 은둔형외톨이가 있다. 나는 187일째 바깥 세상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정신과 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있다. 왜 나는 집 밖으로 나설 수가 없을까. 왜 밖이 위험하다고 느끼는 걸까. 왜 나는 그 누구도 만날 수 없는 걸까. 아, 다시 숨이 가빠 오고, 가슴이 조여든다.


지금부터 187일 간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그리고 오늘, 나는 집 밖으로 나가 보고자 해. 과연 나는 이 문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 : 뤼도비크 르콩트 (Ludovic Lecomte)
초등학교 교사로 2015년에 성인 소설을 발표하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2017년에 출간된 『우산 그늘 밑에서(A l’ombre d’un parapluie)』를 필두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동화와 청소년 소설에 전념하고 있다. 이후 계속해서 글쓰기를 해 오며 학교 수업과 특강, 워크숍, 강연 등의 교육 활동을 통해 독자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주목받은 작품으로 동화 시리즈 『오스카와 카로스(Oscar et Carrosse)』(베르나르 베르셀 상 수상), 『나만의 방』 등이 있다. 청소년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일상에서 겪는 내면의 혼란과 갈등, 정서적 성장,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세심하게 그려 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역 : 장소미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3대학에서 영화 문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샤를 페로의 『거울이 된 남자』,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 『복종』, 『세로토닌』, 알베르 카뮈의 『결혼·여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뒤라스의 말』, 『부영사』,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셰리』, 프랑수아즈 사강의 『패배의 신호』, 발레리 페랭의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비올레트, 묘지지기』, 로맹 가리의 『죽은 자들의 포도주』, 파울로 코엘료의 『히피』, 아민 말루프의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필립 지앙의 『엘르』, 에르베 기베르의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베르나르 키리니의 『아주 특별한 컬렉션』, 앙리 피에르 로셰의 『줄과 짐』, 『두 영국 여인과 대륙』, 아녜스 르디그의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 브누아 필리퐁의 『루거 총을 든 할머니』, 『포커플레이어 그녀』 등이 있다.

목차

나만의 방
이야기 속 노래, 영화, 책
옮긴이의 말
뤼도비크 르콩트 × 장소미 인터뷰
추천의 글

책속으로
나는 이제 겨우 열여섯 살인데, 벌써 정신과 담당의가 있다.
바로 제르맹 선생님.
6개월째 상담을 받고 있다.
엄마가 선생님을 찾아내고서 내게 설명했다. ‘어쩌면’ 선생님이 날 도울 수 있을 것이고, ‘어쩌면’ 나한테 이로울 거라고. 나는 엄마가 말하는 그 모든 ‘어쩌면’에 가슴이 옥죄어 드는 기분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나는 부모님을 걱정시켰으니까.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내 상태가.
엄마는 걱정 정도가 아니라 극도의 불안에 휩싸였다.
내가 알기로는 처음엔 수시로 울면서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해서 내가 이 지경이 된 것인지, 대체 나를 교육하며 무엇을 놓친 것인지 스스로 묻고 또 물으며 자책했다.
마치 엄마가 내 상태에 어떤 역할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내가 엄마 잘못이 아니고, 나도 설명할 길이 없다고, 어느 날 갑자기 이유 없이 그렇게 됐다고, 그러니 온갖 이유를 찾아내서 엄마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다고 아무리 달래 봐도 소용없었다.
정신과 상담이란 다른 누군가에게 내 불안이 무엇인지 찾아 달라는 얘기 아닌가?
내가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것을 잘 안다. 내 주변의 모두가 내 상태를 이해하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하고, 해결책을 찾고 싶어 하니 말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정신과 상담에 동의했다.
--- pp.11-12

캐빈증후군에 걸렸다.
나는 6개월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현관문을 나서서 정원에 발을 딛는 것이 불가능하다.
처음에 엄마 아빠는 내 상태를 사춘기 어깃장으로 여겼다. 학교에 가기 싫어서 불안증을 지어내 연극을 한다고 믿었다. 화를 내며 내 하소연에도 아랑곳없이, 나를 억지로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내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 pp.16-17

나는 평소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접촉해 왔고, 할머니는 한 주에 한 번씩 전화를 걸어 내 안부를 묻곤 했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 이상의 것을 원치 않았다. 무엇보다 잘 지내는 척하고 싶지 않았고, 내게 일어난 불행을 화제로 삼지 않기 위해 조심하며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만나서 내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무슨 말을 나눌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가슴이 다시 조여들기 시작했다.
--- p.42

나는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스스로를 탓하며 카펫을 닦았다.
문 하나도 못 열려면 대체 얼마나 대단한 ‘바보 멍청이 약골’이 되어야 하는 걸까! 그런 나를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지, 적절한 단어를 찾을 길이 없었다. 나중에 엄마와 통화하며 나는 질질 짰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분노가 치밀었다.
--- p.55

이 증상을 처음으로 보인 사람들은 미국의 골드러시 개척자들이었다. 그들은 금을 캐기 위해 몇 달 동안이나 좁디좁은 오두막에서 홀로 생활하다가 집에 돌아온 다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증상이 악화된 몇몇은 정상적인 삶에 녹아들지 못하고 이웃이며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했다. 심한 경우에는 가족과의 관계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아빠는 농담을 던졌다.
“넌 금도 캐 오지 않고서 그 병에 걸린 거네!”
--- p.68

커뮤니티 카페는 나의 주요 일과가 되었다. 기상하면 아침을 먹기 전에 댓글부터 확인했다. 마농은 나를 응원했다. 마농과 나는 내가 제르맹 선생님과 맺은 ‘우리’와는 다른 의미로 새로운 ‘우리’가 되었다. 보다 친밀하고 보다 직접적이라고 할까. 우리는 같은 것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하루 종일 모든 것에 대해,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해, 우리의 정신과 선생님들에 대해, 우리를 이해할 수 없을 다른 사람들에 대해, 우리의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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