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별한서재의 아동 브랜드에서 창작동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한국형 판타지 시리즈 『25시 도깨비 편의점 1』이 출간되었다. 2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의 김용세, 김병섭 작가가 『삼국유사』 설화에 최초로 등장하는 한국 도깨비 ‘비형’을 소환했다.
간절한 순간 얻게 되는 황금 카드, 한 번의 기회, 무엇을 선택해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고민 많고 힘든 현실의 아이들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에 초대된 어린이 독자들은 흥미진진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에서 자신의 소망을 직시하면서 따뜻한 치유와 회복을 갖게 된다.
창작동화의 한 영역을 단단히 구축하고 오늘의 아이들에게 가장 친근하고 흥미로운 공간인 ‘편의점’에서 K도깨비의 이야기를 마음껏 펼치는 김용세, 김병섭 작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기도 하다. 어린 제자들을 사랑하는 그들의 마음이 듬뿍 담긴 『25시 도깨비 편의점』은 한 권의 책 읽기가 얼마나 즐거운지, 깨달음을 선사한다.
세상의 시간이 멈춘 틈, 하루 한 번 열리는 ‘25시 도깨비 편의점’. 사람도 거리도 숨을 멈춘 그 순간, 고민을 품은 아이 앞에 황금 카드 한 장이 떨어진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위한 비밀스러운 초대장이다. 카드를 들고 들어선 편의점 안에는 시간을 되돌리는 삼각 김밥, 진심을 말하지 않으면 괴로워지는 사탕처럼 신비한 상품들이 가득하다. 편의점에 방문한 아이는 단 하나의 물건을 고르게 되고, 이제 고민 앞에 놓였던 일상이 놀랍게 뒤바뀌기 시작한다. K도깨비가 운영하는 신비한 편의점을 통해 오직 어린이만이 가능한 놀라운 성장의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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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글 : 김용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다양한 프로젝트 학습을 하며 행복한 교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모험심과 궁금증이 많고 끈기 있는 어린이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교사동화창작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괜찮은 학교 사용 설명서』로 제25회 MBC 창작동화 대상 웹동화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시리즈, 『어린이 수사대 넘버스』 시리즈, 『경태의 병아리』, 『12개의 황금쇠』, 『수학빵』, 『갈릴레오 아저씨네 비밀 천문대』, 『브레인 서바이벌 미로 탈출』, 『교실에서 빛나는 나』, 『수학 소년, 보물을 찾아라!』 등이 있습니다.
글 : 김병섭
아이들이 밝게 빛나는 별처럼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재미있는 수업을 하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시리즈, 수업 이야기를 담은 『초등 프로젝트 수업』 등이 있습니다.
그림 : 글시 아이들이 밝게 빛나는 별처럼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재미있는 수업을 하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시리즈, 수업 이야기를 담은 『초등 프로젝트 수업』 등이 있습니다.
책속으로
가끔 지나치는 어른들 말들 속에 이유일지도 모르는 단어가 섞여 있었다. “연화는 할아버지랑 둘이 산다며?” “부모 없는 게 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애가 얼굴에 그늘은 없네.” 어른들은 연화가 그 말의 의미를 모를 거라 생각하는지 귀에 들릴 만한 거리에서 고민 없이 말을 내뱉는다. 또래보다 일찍 어른이 되어 가는 연화는 그 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은 그렇게 어린 나이가 아니다. --- p.10
진한 붉은색 코트를 입은 한 여인이 천천히 또각또각 걸어왔다. 축축한 흙냄새와 야생화의 향기를 머금은 검은 머리가 찰랑거렸다. 허리에 매여 있는 금빛 벨트는 짐승의 날카로운 발톱처럼 반짝거렸다. 여우를 닮은 뾰족한 턱과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이 빠르게 민혜를 훑고 지나갔다. 마치 맹수의 시선처럼 날카롭고 매서웠다. 민혜는 그저 여인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신기하게도 여인이 지나간 자리에는 매혹적인 장미 향기가 퍼졌다. 그 향기는 달콤한 유혹처럼 민혜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때 여인의 오른손 끝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떨어졌다. 툭. 차갑고 딱딱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것은 바로 황금카드였다. --- p.51
녹두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을 얕보는 명우의 말이 제아의 속을 긁었다. 친구들에게 고급 샤프를 선물하는 것 자체만 놓고 보면 연서는 마음이 넓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반 친구들 모두에게 나누어 주면 모두가 마음 편하게 받을 수 있을 텐데 이렇게 녹두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에게만 샤프를 주는 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 p.86
연서는 그대로 기절했다. 보건실에 실려 가는 내내 연서는 눈을 감았다가 뜨기를 반복했다. 자신이 보기에도 자기 모습이 귀신 같았기 때문이다. 연서는 눈을 뜨는게 겁이 났다. 귀신처럼 머리카락이 길어진 자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연서가 기절하기 전까지 제아는 이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었다. 녹두 아파트를 무시하던 연서의 콧대가 무너지는 모습이 너무도 통쾌했으니까. 하지만 기절한 채 보건실에 실려 가는 연서의 모습을 보자 마음이 흔들렸다. ‘설마 연서가 어떻게 되는 건 아니겠지?’ 제아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제아가 연서의 머리카락을 길게 만든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도록 사탕을 건넨 건 분명히 맞으니까. 생각해 보면 연서가 제아에게 엄청 못된 짓을 하거나 해코지 한 적은 딱히 없었다. 오히려 조금 전 제아가 가려움으로 인해 교실 바닥을 굴렀을 때 연서는 제아를 걱정했다. 문득 제아 마음이 제아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난 지금 연서도 나처럼 거짓말이 습관이 되기를 바라는 걸까?’ 제아는 자신의 마음에서 들려오는 질문에 딱 잘라 답하지 못했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연서에 대한 미안함이 제아 마음으로 밀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