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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단] 라이프 가드
작성자 신승철 등록일 20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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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태양》등의 작품을 통해서 만나보았던 작가 마윤제의 단편 소설집을 만나본다. 작품집 《라이프 가드》에는 8개의 단편 소설들이 담겨있다. 장편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세계를 만나본 듯하다. 역시 단편 소설은 장편 소설보다 난해하고 어렵다. 그런데 '작가의 말'을 통해서 마윤제 작가가 단편 소설에 대한 생각을 풀어내고 있어서 이 작품집에 흥미를 더해준다. 작가가 생각하는 단편 소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작가의 생각에 공감에 공감을 더하며 단편소설집《라이프 가드》에서 만나보았던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톺아보았다. 


p.238. 단편은 짧은 이야기이다. …(중략)…단편이 쉽게 읽히든 어렵게 읽히든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우리 삶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중략)…만약 누군가의 삶을 진실하고 온전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단편소설을 읽어야 한다.


이 작품집은 표지에서 미소 짓고 있는 소녀처럼 밝지도, 유쾌하지도 않다. 삶과 죽음을, 진실과 거짓을 말하고 있는 작품집 표지 모델로 미소를 머금은 귀여운 소녀를 선택한 까닭은 무엇일까? 죽음보다는 삶을, 거짓보다는 진실을 밝고 유쾌하게 들려주고 싶었던 것일까? 하지만 이야기들은 뱃길마저 끊긴 외로운 섬처럼 고독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표지의 화사한 미소와 책에 담긴 소설들의 밝기, 깊이 차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부모님의 재혼으로 새롭게 형제가 되고, 자매가 된 아이들의 이야기(「강江」, 「라이프 가드」)에서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 중 하나인 질투의 모습을 그린다.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이들의 모습(「도서관의 유령들」, 「옥수수밭의 구덩이」)에서 진실의 의미를 찾아보고, 거짓을 말하든 또 진실을 말하든 거짓이 되어버리는 신뢰가 손실된 사회(「조니워커 블루」)를 보면서 우리들 모습을 떠올려본다. 


「어느 봄날에」에서는 돈과 권력에 총을 겨눈 사람들의 사연을 들려준다. 또 「전망 좋은 방」은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다가온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망 좋은 방에 이르기 위해서는 철문의 자물쇠를 열어야 한다. 진실을 접하기 위한 절차는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 하지만 어둠에 가려진 그 진실이 보여주는 슬픔은 그 무엇보다 더 답답하고 캄캄하다.


여덟 개의 작품이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집이다. 잔잔한 바다보다는 격랑이 치는 바다를 보여주고, 평범한 삶보다는 쓸쓸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죽음을 이야기하다 보면 그 이야기는 삶에 맞닿아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집도 어두운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밝은 삶과 맞닿아있는 듯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는 이들의 민감한 감성을 만날 수 있는 작품집이다. 죽음을 곁에 두고 수시로 들여다보는 이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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