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작가의 환경 동화 『유리창을 넘은 새』는 화려한 도시 이면에 가려진 작은 생명들의 치열한 생존기와 숭고한 모성애를 다룬 작품이다. 청소년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도시 외곽 작은 숲에 둥지를 튼 유리새 가족의 눈을 통해, 인간 중심의 도시 개발이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과 그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생명의 의지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작품 속 엄마 유리새는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 숨을 조여오는 분진 속에서도 오로지 새끼들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밤낮없이 쏟아지는 인공 조명과 천적인 까마귀의 위협은 유리새 가족을 끊임없이 벼랑 끝으로 몰아넣지만, 진정한 비극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보이지 않는 벽'인 유리창에서 비롯된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가 무심코 누리는 도시의 편리함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건 사투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깨닫게 한다. ? 이 동화의 백미는 엄마 유리새의 용기와 아기 새들의 독립 과정에 있다. 엄마 유리새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도시의 위험을 새끼들에게 가르쳐 줄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결국은 새끼들이 스스로의 날개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엄마는 배우지 못했어. 이제 너희들의 방식으로 하늘을 날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해"라는 고백은 보호라는 명목하에 새끼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세상으로 내보내는 숭고한 이별의 미학을 보여준다. ? 아기 새들 또한 두려움에 떨기보다는 도시에서 살아남는 법을 직접 경험하며 배우겠노라 씩씩하게 답하며 비행을 시작한다. 어디로 날아가든 날개가 닿는 곳이 곧 보금자리가 될 것이라는 믿음과 바람이 날개를 꺾지 않을 것이라는 엄마의 간절한 기도는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아기 새들의 독립을 지켜본 뒤 자신도 모르는 마지막 비행을 준비하는 엄마 유리새의 모습은 생명의 순환과 책임감을 깊이 있게 성찰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