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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단 11기] 마녀의 영화 레시피
작성자 김길성 등록일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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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영화 레시피』를 처음 펼쳤을 때, 솔직히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 조금 가볍게 느껴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이 책이 단순한 영화 추천이나 성장 소설 이상의 무언가를 품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주인공 준희가 마녀 언니와 함께 고민 속에서 영화를 찾아가는 과정은 나의 청소년 시절의 불안과 혼란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지금의 내가 마주한 막막함과 겹쳐지며 가슴 한구석을 따뜻하게 채웠다.


책 속에서 소개하는 영화를 본 것도 있지만 보지 않은 영화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책을 읽지 않고도 책 소개하는 글을 통해서 그 책의 내용을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소개한 영화를 보지 않아도 그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난 책을 읽는 것처럼 영화를 봐. 마음에 드는 책을 신중하게 골라서 한 장씩 천천히 읽는 것처럼 말이야."_p.20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영화는 엔터테인먼트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통해서 삶을 돌아본다든지 살면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적은 없다. 하지만 이 책은 영화도 책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이미 본 영화도 그때는 몰랐지만 이 책에서 영화를 통해 풀어내는 방식이 신선했다. 문득 내가 좋아했던 영화 한 장면이 떠오르면서, 그때는 몰랐던 메시지가 지금의 나에게 위로로 다가왔다. 조금 부끄럽지만, 이 책을 읽으며 눈시울이 붉어진 순간도 있었다. 특히 위로가 필요한 순간을 다룬 부분에서, 잊고 지냈던 상처와 마주하며 마음이 흔들렸다.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라기엔 너무 깊고, 어른에게도 충분히 울림을 주는 글이었다.


영화 헬프에서,
 "현실은 훨씬 더 많은 시련과 그것을 감당할 용기를 끝도 없이 요구하지.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넘는 거야."_p.77
 이런 좋은 글귀가 영화 속 대사라니... 책뿐만 아니라 영화도 충분히 우리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 문장을 곱씹으며 푸시업바 위에서 한계를 넘는 용기를 떠올렸어요.


조커가 계단을 내려오는 명장면,
 "착하게 사는 것은 높은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지만 포기하고 내려갈 때는 너무나도 빠르고 즐겁다."_p.124
 잔인한 장면이 좀 있었긴 하지만, 조커의 영화는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해도 해도 안 되는 상황에서 조커로밖에 살 수 없는 현실... 조커가 계단을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깨달았다.


『마녀의 영화 레시피』는 나에게 어린 고민과 갈등을 되새기게 하면서도,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작은 용기를 건넸다. 이 책을 덮고 나서, 추천된 영화 한 편을 다시 꺼내 보고 싶어졌다. 어쩌면 나도 다시 고민을 마주할 힘을 얻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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