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외계 이야기라고 해서 나의 취향이 아니라 생각했다.
너무 낯선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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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읽다보니 낯선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알마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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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문화를 지녔다는 이유로,
낯설다는 이유로, 우리 사회에서 차별과 편견을 경험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은 현재에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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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타 행성의 지배에 의하여 자행성의 문화를
예술로도 알리지 못하는 알마의 형국도 우리가 겪었던 일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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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점에서 읽는 재미가 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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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초능력따위 없다며,
생긴 것과 문화만 다를 뿐 지구인과 다를 것 없는 외계인인 줄 알았던
알마가 사실은 초능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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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침입자를 죽인 게 아니라 누군가의 계략에 빠졌을 뿐인 줄 알았던 알마가
실은 실제로 자신의 초능력을 이용하여 침입자를 죽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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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말로 인해 앞의 이야기가 설득력을 잃은 느낌을 받았다.
차라리 정말 침입자를 누가 죽인 걸까?
알마일까? 아니면 다른 이일까? 라며
그 부분에 의문을 두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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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이에 따라서 우리가 지닌 선입견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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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로 알마가 침입자를 자신이 지닌 위험한 초능력을 이용하여 죽인 게 맞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받지 않고 진실이
묻히는 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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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력이 없고 또 내내 다루던 주제와 맞지 않게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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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살아가는 낯선 이들을 낯설 다는 이유로
위험하다고 여기고 편견어린 시선으로 보지 말자고 말하다가
마지막에 가서
사실은 그 사람이 위험한 초능력으로 다른 이를 헤친 게 맞다고 말하는..
그래서 배신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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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알게 된 시오마저도 알마를 처벌하지 않고 옹호만 하는 모습을 보며
(책 내용에 따라 알마가 죽인 게 맞더라도 정당방위로 여겨질 수 있었겠지만..
초능력을 사용해 한방 컷 했다는 점에서 이미 정당방위로 보기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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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란 게 꼭 한쪽으로만 존재하는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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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를 무조건 약자로 보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낯선 이를 무조건 배척하고 악자로 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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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편견에 해당할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