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연두』 속 주인공 채아에게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오빠가 있었지만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오빠를 생각하면 채아는 가슴이 답답하다. 자책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채아에게 친구 주희는 오빠에 대해 막말을 하고 그로인해 그 친구와는 멀어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절친 우빈에게 짝사랑하는 아이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채아. 우빈을 도와주려던 채아는 짝사랑 상대가 자신과 같은 반인 연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연두는 채아의 친오빠와 같은 자페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친구였던 것.
연두가 자폐장애라면, 연두와도 온전히 소통하지는 못할 것이다. 연두가 소통하는 방식은 우빈이와 다르고, 어쩌면 서로서로 외롭게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이 연두를 외롭게 햇는 안 된다는 것만은 학실했다. 우빈이 지금 연두에게 용기를 내 다가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자신이 연두를 혼자 남겨둘지도 모른다는 것, 그것은 콕콕 오싹하게 소름이 끼치는 것이다.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과 함께였다가 혼자 남는 것은 다른 것이니까. 지금 연두를 보면 콩닥콩닥 가슴이 뛰지만, 이 설렘이 멈춰버리면 연두가 시시해질지도 모른다. 채준이 형에게 그랬던 것처럼. (p.112~113)
채준과 연두, 그리고 우리 모두는 다르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알게 해주는 이야기. 연두와 얽히며 채아도 우빈이도 성장해가는 모습이 정말 좋았던 청소년소설 『세상의 모든 연두』
미안할 일이 아닌데, 미안한 일이야. 미안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미안한 일이 되어버린 거지. 그냥 그런 일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아. 세상이, 사람들이……. 우빈아, 우리 엄마는 아마 '안녕하세요'라는 말보다 '죄송합니다, 미안해요' 이 말을 더 많이 하고 산 것 같아. 우리 엄마는 오빠랑 엘리베이터만 타도 오빠를 숨기면서 미안해했어, 같이 안 사람들에게. 오빠에게 잔뜩 경계하는 시선을 보내는 건 그 사람들이었는데…….(p.130~131)
생각해 보면 세상엔 주희 같은 사람들이 참 많아. 맞아, 정말 많은 것 같아. 다르고 차별하고, 낮으면 짓밟고, 없으면 더 빼앗으려 하고……. (p.172)
'다른' 사람, '낮은' 사람, '없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세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오빠가 죽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내놓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빡빡 밀고, 소리치고 애원해도 세상은 등을 돌린다. (p.172~173)
청소년의 시각에서 읽으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름을 나쁘게 보지 않는 사회가 되면 좋을텐데.. 사람이 받아들이고 보고 느끼는 것들이 다 다르기 때문인건지 뭐라 말을 할 수가 없는.. 나조차도 그렇게 보지는 않았는지.. 정말 책에서처럼 미안해 할 일이 아닌데도 미안함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씁쓸하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연두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가 되면 참 좋을텐데.. 장애 가족이 마음을 더더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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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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