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연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오빠를 둔 채아의 시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채아는 장애인을 둔 가족으로서 겪는 세상의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다고 느낀다.
어느 추운 겨울날, 채아의 엄마와 오빠는 산책 도중 오빠를 잃어버리게 되고, 오빠는 결국 동상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채아는 그동안 오빠에게 느꼈던 불편함과 원망이 후회로 바뀌게 된다. 오빠가 사라지기를 바랐던 자신의 생각에 대해 깊이 반성하게 된다.
오랜 친구인 주희는 채아를 위로한다며 오빠의 죽음에 대해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말한다. 죽음을 두고 그런 말을 하는 주희의 태도는 충격적이지만, 어쩌면 주희의 생각이 일반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채아는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한편, 어릴 적부터 채아와 함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오빠와 지내온 친구 우빈은 도서관에서 연두라는 여학생을 발견한다. 연두는 특수반 학생으로, 채아와 같은 수업을 듣고 있다. 우빈은 채아의 오빠와의 경험을 떠올리며 연두의 상태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채아는 연두를 친구로 받아들이면서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가족으로서 우빈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한다.
이 책은 장애 아동을 둔 가족의 심정을 이해하게 하고, 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고민하게 한다. 장애 아동을 둔 가족들이 세상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일상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바람을 독자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필자는 장애 아동 가족은 아니지만, 장애인 단체에서 1년 6개월 동안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의 감정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이 책이 비장애인들에게 널리 읽혀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좀 더 따뜻하고 이해심 있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