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잘 쓰인 동화가 주는 인사이트!! 바른 역사의식!! 『초록 눈의 아이들』

지혜진 글/ 특서주니어(펴냄)

한 권의 잘 쓰인 책을 만나면 저절로 역사 공부가 된다. 책이 주는 가치는 바로 그런 것 아닐까?

이 책이 주는 주제가 너무나 명확해서 이렇게 잘 다듬어진 동화를 쓰신 분이 누굴까 궁금했는데 바로 〈시구문〉의 작가님. 이 분은 뭔가 역사의 소외된 자들, 아픈 인물들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도시와 시골의 경계에 있는 학교. 다문화 학생들이 유독 많이 만났다. 결혼이민으로 한국에 정착한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의사소통이 안되는 어머니가 있었다. 이십 대 앳된 얼굴 큰 눈을 껌뻑이며 내게 연신 머리 숙여 인사를 했다. "○○이 어머니 걱정 마세요. ○○이는 잘 하고 있습니다" 이 두 문장을 계속 반복해서 말해주었고 그 말을 알아들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를 걱정하는 두 마음이 서로 교감하는 순간이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표정으로 태도로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다문화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근데 의외의 단어!!!

바로 다문화!!!!였다.

다문화라는 단어조차 듣기 싫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다문화 자녀 정착과 교육에 실패했다고 본다. 무려 15년~ 20년 전 이른바 1세대 다문화 학생들이 태어날 무렵, 지금은 성인이 된 그 아이들이 잘 자라서 새로운 다문화 후배들을 가르치면 그게 성공한 나라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1세대 아이들은 가난을 대물림하여 여전히 지원이 필요한 상태가 많다. 그 실태를 논리적으로 연구하고 조사하는 분이 있겠지만. 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 단일민족 프레임으로 경계선을 긋고, 그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끼리 편먹는 우리 어른들!! 세명만 모여도 참석하지 않은 한 사람을 욕하는 문화. 아이들이 다 보고 그대로 배운다.

동화의 줄거리를 다 쓸 필요가 있을까? 책을 받고 읽은 지 너무 오래 시간이 지난 지금,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보니 이 책을 읽고 왜 줄거리를 줍줍 쓰셨지? 싶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우리라는 틀을 좀 더 크게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오래전 조선의 인조 시대에 네덜란드에서 귀화한 박 연이라는 인물!!

책을 읽고 궁금해서 검색해 봤다. 사망 부분이 기록되어 있지 않아서 몹시 궁금하다. 과연 그의 말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하멜 표류기로 유명한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표류했을 때 박연이 통역을 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이런 역사적 팩트는 학생들에게도 이야기해주고 싶다!! 이들의 화포 제작술, 발달된 문화를 조선에서 받아들이고 적극 수용했더라면? 그래도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을까? 역사에서 가정은 없지만., 늘 아쉬운 부분이다. 한 권의 잘 쓰인 동화가 주는 감동을 역사 이면을 들여다보고 궁금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동화는 어린이들의 전유물인가? 동화를 정말 읽어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 어른들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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