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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8기] 천개산 패밀리 1, 2권
작성자 정은숙 등록일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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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시리즈와 '구미호 식당' 시리즈로 박현숙 작가님의 작품들을 만나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들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천개산 패밀리] 시리즈 역시 기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인간에 의해 태어나고 사고파는 물건 취급을 당하다가 결국 유기 되는 존재들, 천개산에 사는 들개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천개산 산66번지엔 검은 털과 파란 눈으로 전설의 개를 닮았다는 소문이 있는 대장을 비롯해 자긍심 높은 진돗개 번개와 주인이 묶어준 머리가 외뿔처럼 솟은 바다, 이름도 없이 '개 농장의 개'였으나 동료가 팔려가던 날 극적으로 탈출해 이곳에 오게 된 나(얼룩이), 그리고 똥 더미 위에 짧은 줄로 묶여 있던 미소까지 모두 다섯 마리의 개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날이 추워진 어느날 등산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친 채 오도가도 못하고 천개산 패밀리들의 아지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머물게 되고 개들은 각자가 가진 사람에 대한 기억을 기반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쪽과 절대 반대를 외치는 쪽으로 나뉘게 됩니다.

차가 멈추고 숲으로 난 길 위에 길고 윤기나는 하얀 털을 가진 바다를 내려놓고 그대로 가버린 사람들에 대해 바다는 버림받은 게 아니니까 언젠가 자신을 찾아 다시 데려갈꺼라고 소리칩니다만 번개나 얼룩이가 조금만 큰소리를 내도 심장이 덜컹거려 말을 못하곤 합니다. 미소는 주인이 재개발로 이사를 가면서 살던 집에 묶어놓고 가는 바람에 굶주리고 지쳐 있었는데 먹이를 찾아 동네로 내려왔던 대장과 번개가 구해줘 패밀리에 들어왔습니다. 의리 있는 진돗개 번개는 믿었던 주인에게 버림 받은 이후 사람을 믿지 못합니다. 추워진 날씨 때문에 천개산 패밀리들도 먹이를 찾는 게 어려워졌는데 다친 인간을 걱정하는 바다나 그 사람을 어디선가 본 것 같다고 중얼거리는 미소로 인해 분열 된 이들의 다음 이야기는 [천개산 패밀리]를 통해서 알아가시길 바랍니다.

이 책을 읽을 동안 제주도에 버려졌던 유기견들이 들개가 되어 가축은 물론 사람에게까지 공격을 하고 피해를 입힌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버려진 고양이들 역시도 많지만 더큰 문제가 되는 건 무리 생활을 하는 개들이었고 개체수를 줄이려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소식을 들으니 동물을 가축화 하거나 '반려'라는 이름으로 사는 것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최근에 서대문구의 안산을 산책하다 책에 나왔던 바다를 똑닮은 강아지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허락을 받고 사진도 찍었었고 산길을 돌아돌아 걷다보니 유기견에 대한 안내문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들개로 변한 그 개들이 위협으로 다가오지만 동화 속 천개산 패밀리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존재도 인간 입니다. 추운 겨울을 산속에서 버티는 대장을 비롯한 '천개산 패밀리' 이야기를 한번만 읽어본다면 그리 쉽게 키우던 개와 고양이를 유기하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박현숙 작가님의 동화는 마냥 친절한 사람이나 의리롭고 정의로운 동물들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서 더 믿음이 가고 우리 사회를 축소하거나 동물의 세계로 바꾼 듯 보입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천개산 패밀리'의 생존 분투기,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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