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연 장편소설/ 특별한서재(펴냄)

『시간을 건너는 집』과 『너만 모르는 진실』의 김하연 작가

하얀 운동화를 신어야 보인다는 시간의 집, 나는 이 설정이 너무 좋았다.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이어주는 소재는 하얀 운동화. 참으로 청소년스러운 면이 있다.

청소년 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애정 하는 장르다. 나의 청소년 시절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또 지금 만나는 학생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기도 한 점이 매력 있다. 내게 도움이 되는 독서다.

김하연 작가의 전작 『너만 모르는 진실』을 읽었을 때 폭력적이고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의 삶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놀랐던 적이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청소년들의 현실은 소설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폭력적이다. 가정폭력, 학교 폭력, 온갖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 예전의 학폭은 하교 후에는 그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지금의 학교 폭력은 sns를 통해 집까지, 가정까지 따라오는 상황이다. 거의 24시간 시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첨단 과학의 시대, 나쁜 점 위험한 점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시간의 집에는 엄격한 규칙이 있다. 과거 현재 미래를 택할 수 있는 선택 받은 멤버들에겐 그만큼 책임감이 있을 수밖에 ^^ 죽음만큼은 결코 바꿀 수 없다는 규칙!!!!!!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니 넘 매력적!!!

대전 소년보호시설 탈출 사건의 무견, 청담 비올렛 히키코모리 아린, 한 부모 가정의 민아 세 아이는 저마다 삶의 무게를 짊어진 채 각자의 세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데....

시간의 집사가 내민 편지, 조금씩 서로의 세계에 녹아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무리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있는 아이들일지언정 어른보다 백배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2 때 엄마가 된 민아의 엄마... 나는 이상하게도 주인공보다 이 인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 2라고 해봐야 겨우 열여덟 살, 임신을 하고 그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고 그리고 엄마로서의 책임을 계속하는 민아의 엄마를 보면서 참으로 존경심이 생겼다. 에어컨 없는 임대 아파트를 벗어나 민아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은 엄마. 배운 것도 많고 똑똑하고 변호사로 능력이 있으면서 자식들을 학대하는 아린의 아빠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훌륭한 사람이다.

범죄자로 낙인찍힌 무견이지만, 그에게도 그만의 사정이 있었다. 나라도 그랬을 거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선택의 문은 얼마나 열려있는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선택지가 훨씬 넓은 현실이다. 의치 한 수로 치닫는 우리의 교육을 보면 늘 답답하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그냥 놔둬도 잘 살 것이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그들의 재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모든 희망은 결국 사람을 무너뜨린다 p88

이 현실적인 문장이 너무 아팠다........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우리의 아이들, 소설 《데미안》이 떠올랐다. 아프지만 결국 스스로 해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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