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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8기] 그곳에 네가 있어준다면
작성자 이지연 등록일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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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시간의 문이 열린다면,
여러분은 과거, 현재, 미래의 문 중
어떤 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청소년 베스트셀러 <시간을 건너는 집>의 김하연 작가가 두 번째 시리즈 <그곳에 네가 있어준다면>을 통해 상처 받은 아이들을 위한 마법의 문을 또다시 열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시간의 집을 찾은 새로운 세 명의 아이들이 예기치 못한 고난에 맞서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되찾아 나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혼란의 8월, 탐색의 9월, 갈등의 10월, 파괴의 11월, 다시, 11월이란 재미난 목차로 찾아왔습니다.

민아는 101동에 삽니다. 101동은 다른 동과 뚝 떨어져 있는데요, 놀이터도, 주차장도 따로 쓰고 있습니다. 101동은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아파트입니다. 101동 놀이터의 그네는 줄이 끊어진 지 백만 년이 지났지만 사용 금지라고 쓴 종이가 아직도 붙어 있습니다.

"우리도 빨리 부자 돼서 넓은 아파트로 이사 가자.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그런 행운이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에게 찾아올까. 그렇게 좋은 일은 대단한 복을 타고났거나 공부를 아주 잘하거나 얼굴이 엄청 예쁘거나 잘생긴, 어떤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p.11)

임대 아파트에 사는 미혼모 가정 민아, 청담 비올레 아파트에 사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아린, 지적 장애 가족을 둔 소년보호시설을 몰래 탈출한 무견. 하얀 운동화를 신은 세 친구들은 과거, 현재,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의 집에 모입니다. 각자 처한 상황으로 인해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한 친구들은 서로에게 날카롭게 굴지만,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서로를 이해하며 마음을 열게 됩니다.

“멤버들은 세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 그 선택이 아니더라도 삶은 선택의 연속이야.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 시간은 흐르고, 그 선택이 옳았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흘러야만 알 수 있지. 잘못된 선택을 했나 후회가 들더라도 당시에 최선을 다했다면 안타까워할 필요 없어. 우리에게는 바로잡을 시간이 있으니까.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으며 나아가는 게 인생이니까. 자네와 나한테도 아직 기회가 있어. 자네, 그런 부탁을 하러 온 거지?”(p.131)

현실에 너무 빨리 지친 아이들을 위로하고, 막막한 현재를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작은 버팀목이 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따뜻하게 다독여 줍니다.

어느 날 갑자기 행운처럼 찾아온 기회가 내 인생을 바꿔줄 수 있을까요? 작은 행운이 삶을 버틸 희망이 되어줄 순 있지만, 내 인생을 바꾸는 것은 결국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작가가 창작 노트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뿐이다. 아무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길을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뿐’이라고 이야기했듯이, <그곳에 네가 있어준다면>은 지금도 어두운 길을 용기 있게 한발씩 나아가는 모든 이들을 따스한 목소리로 응원하는 듯 합니다.

우리의 삶이란 표지판 하나 없는, 어떤 갈래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길을 걷는 것입니다. 돌부리에 채여 넘어질 수도, 거대한 산이 앞을 가로막을 지도 모르지만, 문득 내리쬐는 햇볕과 우연히 만난 좋은 동행자 같은 소소한 행복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길입니다. 그 길에 어떤 행운이 찾아올지는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뿐입니다. 아무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길을 한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뿐입니다.

이 책이 자신의 길 위에 선 아이들에게 따뜻한 응원으로 가닿기를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전해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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