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Home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소원 따위 필요 없어
작성자 김지선 등록일 2023-09-15    
첨부파일



밖으로만 떠돌며 사고 치고 딸을 로또 취급하는 아빠와 그런 아빠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하면서 생계를 위해 평생 과일 가게에서 일하며 고생하는 엄마를 둔 단역 아역배우 민아는 항상 밝은 태도로 매사에 노력하는 아이였다. 자신의 출연료가 생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힘든 촬영 현장에서 누구보다도 성실한 태도로 열심히 했고, 공부도 학원 수업이나 과외 없이 스스로 독하게 해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민아였지만 혈액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을 마주해야 했고,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던 민아와 엄마는 무너져 내렸었다.

하지만 민아는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의연하게 병을 마주했다. 1차 항암을 굳건히 버텨냈고 이제 2차 항암을 앞두고 있었다.


명문대를 나온 엄마의 완벽주의 때문에 항상 일상이 숨 막히면서도 지루했던 혜주는 엄마로부터의 도피처로 병원을 선택했다. 혜주는 아픈 곳이 없음에도 무조건 아프다고 난리를 치는 등의 꾀병을 부려 상습적으로 병원에 입원해서는 아프지 않은 몸으로 병원을 쏘다니며 의료진들을 난감하게 하는 아이이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민아는 겉으로 아주 멀쩡해 보이는 혜주가 소아청소년 병동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자 혜주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말을 건다.


동수는 병원에 오기 전에는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데다 재미있고 유쾌한 성격이었기에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았었다. 그러나 방과 후 태권도 학원에서 여느 때처럼 물구나무서기를 하던 중 정도 없이 장난을 거는 친구들에 의해 동수의 몸은 우두둑 소리와 함께 무너져내렸고, 평생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병원에 입원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동수는 발가락 하나를 움직이기 위해 온몸이 땀범벅이 되도록 사력을 다해 노력했다.


그렇게 병원에서 만난 민아, 혜주, 동수 세 사람은 동수가 발견한 병원 신관의 끝에서도 가장 안쪽에 위치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게 되었다. 그 엘리베이터 안에서 동수는 일반적인 엘리베이터와는 다른 번호판과 두 개의 비상버튼, 사다리 보관함의 이상한 글씨체를 지적했고, 신중한 민아와는 달리 삶이 지루했던 혜주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상한 비상버튼과 사다리 보관함의 이상한 글씨를 눌렀다.

그러자 갑자기 이상한 멜로디가 나오더니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옆으로 빠르게 움직였고, 아이들을 가까운 미래에 해당하는 다른 차원의 공간인 샤이어로 데리고 가는데….




사람들은 사랑이든 건강이든 자유든, 잃기 전에는 그것의 가치와 소중함을 생각지도 않고 그것이 당연히 자신에게 부여된 것으로 여기며 살아가다가 그것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이 소설은 이러한 것들을 잃고 고통받는 현실에서 벗어나 각자가 꿈꾸는 현실이 실현 가능한 신세계로 가지만, 진정한 행복이란 현실 도피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현실에 오롯이 맞서 이겨냄으로써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본인의 잘못도 아닌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누구보다 억울하고 화가 나고 슬플 텐데, 엄마가 마음 아프지 않도록 억지로라도 겉으로는 밝게 지내며 속으로 슬픔과 좌절을 삼키는 동수의 모습에 눈물이 났다. 그리고 누구보다 착하고 열심히 살았지만 가혹한 병을 얻은 민아의 상황이 가슴 아팠다.

그랬기에 샤이어라는 세계도 갔다 오는 SF 소설인 만큼 현실에서의 꿈같은 기적을 바라면서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아이들 모두에게 공감이 가는 것은 아니었다. 민아, 동수와는 달리 혜주 같은 경우는 아무리 그 입장을 이해하려고 해도 이기적인 중2병에 걸린 아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혜주는 자식과 학생으로서의 본인의 의무와 도리는 하지 않고 권리와 요구만 내세우며 지나치게 반항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에도 무언가 대단한 결론을 내린 것처럼 엄마에게 부모 말 듣기 싫고 공부도 안 할 테니 그 모습 보기 싫으면 자신이 유학 가거나 기숙학교 가겠다는 말을 한다. 비싼 유학을 보내주는 것이 부모의 의무는 아닌데 할 도리는 안 하고 요구만 하는 이기적인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아니 그전에 공부도 안 할 거라면서 무슨 유학? 노력과 구체적인 계획 없이 돈을 많이 모을 거라는 뜬구름 잡는 소리만 끝까지 해대는 철없는 모습에 헛웃음만 나왔다.

혜주가 조금 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현실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아무튼 이 책은 이렇게 여러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두려움을 떨쳐내고 불완전한 미래로 희망의 한 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슴 찡한 감동과 응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자신의 삶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과 위로를 읽어내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번호 제 목 작성 날짜
522 [신간 평가단8기] 천개산 패밀리 1,2 김길성 2023-10-10
521 [신간평가단] 천개산 패밀리 1,2 이영주 2023-10-08
520 [신간평가단] 천개산 패밀리 2 신승철 2023-10-08
519 [신간 서평단] 천개산 패밀리 1,2 김민지 2023-10-05
518 [신간평가단] 『십대, 나를 위한 진로 글쓰기』 유현주 2023-10-05
517 [신간평가단] 십대, 나를 위한 진로 글쓰기 정은숙 2023-10-05
516 [신간평가단] 소원 따위 필요 없어 정은숙 2023-10-05
515 [신간서평단] 천개산 패밀리 1 신승철 2023-10-03
514 [신간평가단8기] 천개산 패밀리 1,2 박현정 2023-10-03
513 [신간평가단] 십대, 나를 위한 진로 글쓰기 이영주 2023-10-02
이전 10 개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1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