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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따윈필요없어
작성자 신간평가단8기박혜경 등록일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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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민아도 완치가 되지 않았고, 동수도 걸을 수 없었고, 혜주 엄마도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현실적이고 더 와 닿는다. 나는 작가님이 불치병이나 난치병 환자들 마음을 많이 이해하고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기적이 일어나서 동수 발가락 감각이 돌아오고 민아도 완치판정을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에선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민아는 k 장녀이다. 엄마의 조금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의 색깔을 찾지 못했다. 동수도 혜주도 엄마가 슬퍼하는 것을 볼 수 없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우리는 흔히 많은 청소년들이 자기 멋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민아를 보면 알게 된다.
우리는 내가 했더라면이라는 후회를 너무 많이 한다. 십 대에 이걸 했더라면, 그 사람에게 이렇게 했더라면.. 그래서 사실 나도 샤이어에 가고 싶다. 그래서 했더라면이라는 후회를 덜 하고 싶다.
3명의 청소년이 샤이어에 가지 않았더라면 결코 배우지 못했을 감정들과 낼 수 없을 용기.
민아는 시를 쓰지 못했을 것이고, 동수는 엄마 앞에서 걷는 희망을 가지는 척을 했을 것이고, 혜주는 엄마 뜻을 따르는 듯 공부만하는 척을 하며 살았을 것이다.
우리가 보기엔 암을 정복하고 하반신 마비를 되돌리는 의학기술을 가진 엄청난 복지 국가 샤이어인데도 여전히 불만인 사람들이 있었다. 샤이어에 십 대 현준도 그 곳 체제에 불응한다. 얻는 것이 있으면 무엇을 잃어야 하나? 샤이어에는 슬픔이 있으면 안된다. 그래서 슬픔을 표현할 수 없다. 감정 노동자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이 로봇으로 대체되어 인간은 할 일이 없다. 인간은 슬픔이나 싫음을 표현하지 못하도록 제어해 주는 직업을 갖게 된다. 그 직업은 안 슬픈가? 복지 국가는 인간의 감정이 말살 된 곳인가? 하지만 현준 같은 아이가 있어서 샤이어에도 곧 시집이 발간되고 자유로운 감정표현이 퍼져나갈 것 같다.
부작용 없는 항암치료, 진짜 다리와 차이를 못 느끼는 인공다리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얼마나 걷고 싶었을까, 얼마나 무서울까. 그럼에도 민아와 동수는 엄마를 선택했다. 혜주도 감옥같은 엄마가 싫었지만 되돌아오길 선택했다. 그래서 민아는 더 이상 연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동수는 엄마에게 걸을 수 없음을 받아들이라고 했다. 혜주는 엄마 뜻대로 하지 않을 것임을, 자신이 하고 싶은게 있음을 선언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버리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를 내는 것인데 세 명의 아이는 그걸 해 냈다.
작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저렇게 하는 것이 더 좋다. 라고 하지 않는다. 또 그들의 결말이 더 좋았다 라고도 하지 않는다. 저 아이들처럼 찾아보라고 너의 목소리를 들어보라고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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