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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보다 고양이
작성자 김지선 등록일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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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는 동물을 매우 좋아하셨다. 그래서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에는 개, 고양이, 새, 물고기 등 온갖 종류의 애완동물이 있었다. 동물을 많이 키웠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내가 분명 동물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들을 하는데 실상을 그렇지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동물을 아주 무서워한다.


그 결정적 주범이 바로 고양이다. 어릴 때 우리 집 고양이에게 심하게 손가락을 물리고(그때 나는 내 손가락이 잘려나가는 줄 알았다) 얼굴 할큄을 당한 뒤로 나의 동물에 대한 공포심은 극대화되었다.

한번 무섭다고 뇌리에 박힌 후에는 그 인식이 쉽사리 변하지 않아 어른이 된 지금도 무서워서 동물을 키우지 못한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인터넷에 반려동물의 사진이나 영상들을 올려놓은 것을 계속 보다 보니 나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애완동물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나를 공포에 빠뜨렸던 고양이가 여전히 무섭지만 너무 귀엽다는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들어 당혹스럽기도 했다.


그러던 중 <특별한서재>의 『연애보다 고양이』라는 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내가 고양이에게 공격을 당했던 것은 그 녀석과 나 사이의 의사소통의 부재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책은 가르랑거리는 소리부터 털에서 분비되는 냄새에 이르기까지 온몸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인간과 소통을 시도하는 고양이의 59가지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다.




사람에게 오른손잡이 왼손잡이가 있듯 고양이에게도 오른발잡이와 왼발잡이가 있다. 이것으로 고양이의 성별을 알 수 있는데 수고양이들은 왼발잡이가 많고 암고양이들은 오른발잡이가 많다고 한다.

또한 왼발잡이 고양이들은 변덕스럽고 불안해하며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반면, 오른발잡이 고양이는 주인과 더 많이 장난치며 교감을 나눈다고 한다.


그리고 고양이는 앞다리와 쇄골이 다른 뼈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기에 말도 안 되는 작은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수염으로 판단하는데, 수염의 길이가 몸의 너비와 거의 일치하기에 수염이 통과할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고양이의 혀는 먹이의 뼈에서 살을 발라낼 수 있는 미세한 가시로 덮여있어 사포처럼 거칠고, 귀는 서른두 개의 근육들로 이루어져 있어 180도 회전이 가능하며 청력은 개의 두 배, 사람의 다섯 배에 이른다.


코에는 사람의 20배에 달하는 말초신경이 있어 500미터 밖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 멜라닌의 농도와 후각의 발달이 비례하기 때문에 털 색깔이 어두운 고양이일수록 냄새를 더 잘 맡는다고 한다.




고양이의 박스 사랑은 몸을 숨기던 야생 본능의 잔재이다. 공간이 작을수록 침입자의 크기가 작아지니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에 고양이는 좁은 박스에 더 집착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자를 가진 고양이가 그렇지 못한 고양이보다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고 새로운 환경에 더 빨리 적응한다고 한다.

고양이에게 박스는 '좋아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고양이의 3분의 1 정도는 고양이 마약이라는 캣닙에 반응하는 유전자가 없기에, 모든 고양이들이 캣닙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올리브가 캣닙과 비슷한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기에 캣닙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은 올리브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이처럼 책은 고양이들에 관한 정보와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 고양이에 얽힌 전설 속 이야기 등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장황하지 않은 간단 명료한 설명은 이해도를 한층 높여주고, 각 장 끝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디작은 고양이만 한 걸작은 없다"라는 말처럼 위인들이 고양이에 관해 한 말들이 첨부되어 있다.


예전에는 고양이가 두렵고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나니 나도 그들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며 그들에 대한 사랑이 몽글몽글 생겨나는 기분이었다. 또한 귀여운 고양이 그림들은 그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릴랙스 되는 효과가 있었다.

피곤하고 지친 마음을 힐링하면서 고양이를 이해할 수 있는 도우미로 『연애보다 고양이』를 추천한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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