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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8기] 잃어버린 집
작성자 박현정 등록일 20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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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래전에 보았던 덕혜옹주 영화가 생각났다.

그리고 중심인물 이 은, 마사코, 이 구, 줄리아 멀록...

소설 속 시간 상 배경으로 일제에게 핍박 받고, 감시 받던 시기에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이 은과 일본 황실 여인 마사코는 두 나라 사이에 어쩔 수 없는 정략 결혼을 한다. 이 은이 어디에 있어도, 여행을 가도 일본 감시를 받아야 했던 부분은 숨 막히고 답답했다. 


1년 간의 여행 중 마사코와 이 은의 베네치아의 대화에서 느낄 수 있었지만 물 위에 지은 집을 보며 감탄하던 마사코와 물 위에 집을 지을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슬픔을 헤아리던 이 은.입장 차이라지만 일본의 종속 국 대한제국 황태자였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 적 비극 사이에 이 책을 읽고 있던 나는 참 비통했다.

이 책을 처음 받아 든 순간부터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 결코 쉽게 읽어내려 가진 못하겠구나... 생각했다. 둘 사이에 나눴던 대화에서 차마 말을 잇지 못하던 황태자 이 은의 말은 그때 당시의 일을 직접 겼지는 못했어도 마음으로 느껴졌다. 

종속 국의 비애와 슬픔...


이 책에 자주 등장하던 아카사카 대저택은 솔직히 어떤 곳일까 궁금했다. 지금은 다른 건물이 세워져 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태어났던 이 진, 대한제국 방문 중에 의문사를 당한다.


그리고 10년 후에 태어났던 이 구... 그곳에서 어렸을 때 뛰놀던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일찍이 이 구를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그곳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계 미국인 여성 줄리아 멀록. 이 구가 처음으로 마음을 주었던 여성이었고, 그녀와 함께 그들만의 궁전 같은 집을 짓자고 약속하지만 나라 정황 상 그녀와 그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훗날 그 둘은 이혼을 했다. 허락없이 입양한 아이 은숙, 종친들의 이혼 종용, 어느 순간부터 차가워진 이 구. 서양에서 온 이방인 취급을 당했던 그녀는 이 구의 죽음에서도 당당히 장례에 참석할 수 없었다. 그런데 후반부에 죽음의 순간에 이어진 그녀의 편지는 읽어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녀가 한국인이었더라면 사람들은 반대하지 않았을까?


책 속의 이 은의 한국 귀국도 예전에 보았던 덕혜옹주의 귀국도 이승만 정권에서는 이뤄내지 못한다. 

일본의 패망으로 구 황실의 재산은 나라로 환수 되고, 이후에는 평민으로 돌아가게 된다. 나라로 부터 일부의 경제적 지원을 받기로 약속되어 있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던 황태자 이 은은 결국 그 대저택을 일본인에게 싸게 팔아버린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그의 둘째 아들 이 구는 이 대저택을 바라보는 호텔에서 목숨을 거두는데 이 책에서 보면 자유로운 영혼 등 이런 단어들이 자주 나온다. 이 구의 영혼이 사건을 그려내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았다. 

사람들로 부터 무능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영친왕은 그런 이 구를 어려서부터 엄격하게 키워냈고, 그렇게 지켜냈지만 끝내 오래가지는 못한다. 이 은은 조국과 일본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했고, 이 구 역시 어린시절 추억이 어린 아카사카 대저택을 잃는다. 집은 평온하고, 안정을 얻는 곳인데 집을 잃어버린다? 그들의 안식처를 읽은거나 다름 없다.


중간중간 보이던 아리사란 존재는 마사코 눈에만 보이는 신비한 존재였는데 마사코와 닮아있던 부분이 많았다. 그녀도 그래서인지 그 소녀의 존재로 부터 의지하고 있었다. 힘든 순간마다 마사코에게 나타나 그녀의 마음을 치유해주곤 사라졌다. 하지만 아리사란 조선 소녀는 어쩌면 뼛속까지 한국인이고자 싶었던 그녀가 대한제국의 정통성을 잇는 황태자비이고 싶지만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나온 내면의 또 다른 마사코가 아닐까?


대한제국의 황실의 후예의 귀국은 한참 후인 박정희 정권 때에 이르러서야 이뤄냈다.


황실의 비애...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죽은 사촌형 이 우공,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불운한 일을 당한 덕혜옹주. 전범으로 몰린 마사코 아버지의 교도소 수감 등은 해방 이후 한국전쟁을 겪는 중간에 일어나는 일이지만 어떻게 한번에 인생사의 바람이 한번에 휩쓸고 갈 수가 있는지 안타까웠다.


해방 이후에 보호 받지 못한 채 외면 받아야 했던 구 황실의 명맥은 끊겼다.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야만 했다. 하지만 슬픈 나라의 이름(대한제국)을 잊을 수도 결코 잊어서도 않 된다. 마지막 황족으로 살다 간 그들의 이름도 잊혀져서는 않 된다. 


그들의 아픔이 곧 우리들의 아픔이다. 그들의 역사가 바로 우리들의 역사이다. 흑백의 역사라 해도 기억해야 할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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