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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집
작성자 신간평가단8기박혜경 등록일 20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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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자 여사를 tv에서 본 기억이 난다. 그 즈음에 tv에 조선왕실의 후손들이 반짝 나왔던 것 같다. 순종에서 끝난 줄 알았던 왕실의 후손들이 있어서 놀라웠다. 지금도 어딘가에 살아계시겠지.

이 책에서는 영친왕의 아들 이구가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부터 아내 이야기까지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들려준다. 피지배국 남편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낮추며 살았던 지배국 왕녀 이방자 여사의 일생이 그려져 있다. 이방자 여사의 한국에서의 노년의 삶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찾지 못하는 이구의 마음이 절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차라리 일본인으로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일본 패망 이후에는 미국인으로 살았으면 어땠을까. 어차피 아무것도 못하고 괴로워만 했다면 차라리 현실적으로 사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그렇게 사는게 부인에게도 아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아들 이구가 말년에 자신이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성을 바라보며 살다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걸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망국의 왕족은 무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만 하는걸까? 방 안에 틀어박혀 울분을 삭이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것일까? 책 전반에 걸쳐 영친왕 이은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망국의 황태자로서 슬퍼만 하는 모습이 보여 마음이 좋지 않았다. 책을 읽는 내내 자중하세요라는 사극 대사가 머리속을 가득 채웠다.

일본 감시자들이 경제 활동을 하는 것도 막았을까?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나는 총칼을 찬 군인들한테 사방으로 둘러싸여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 본 적이 없어서 쉽게 얘기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남의 나라에 끌려가 외롭게 성장하지 않아서 쉽게 얘기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차피 독립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본 패망 이후를 생각하며 필요한 것을 준비해 두었어야 한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경제적 부를 쌓아야 했었다고 생각한다. 국제 정세를 읽는 눈을 키워 해방 이후 한국 상황을 대비했더라면 어땠을까.

이은은 1945년 일본이 패망하고 난 후 조선에서 자신을 모셔가리라 기대했던 것 같다. 성군을 목표로 자신이 백성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던 것처럼 보인다. 지금이나 그때나 권력을 손에 쥔 자는 권력 유지를 위해 주변의 무엇이든 이용한다. 그들의 희생양으로 왕실 후손들이 이용당한 것 같아 안타깝다. 황태손 이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린아이인 채로 끌려가 감시 속에서 아무도 믿을 수 없도록 성장한 남자, 지배국 여자와 강제로 결혼했으나 사랑하려고 했던 남자, 혼란스러워하는 아들을 지켜만 봤던 남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따뜻한 말로 위로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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