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경 장편소설/ 특별한 서재(펴냄)

턴 아웃이 발레 동작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이 동작을 100%에 가깝게 안정감 있게 잘 하는 발레리나는 별로 없었다. 고난이도이면서 동시에 매우 아름다운 동작!

과학 시술 대세 시대, 인간형 로봇들, 나노칩 시술을 한 발레리나들... 마냥 낯설지만 않은 것은 왜일까? 곧 닥칠 미래인 것 만 같다^^

이미 유럽의 발레단은 나노칩 시술이나 유전자 조작을 허용했다. 태어나기 전 유전자를 조작하면 우수한 발레리나로 자라날 확률이 높다. 주인공 제나는 시술 없이도 턴 아웃 동작을 아름답게 해낸다. 유명 발레리나 출신 신수연의 딸, 그러나 막상 제나 본인은 천문학자인 아빠처럼 별을 연구하고 싶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엄마는 늘 밀어붙이기만 한다...

나노 칩 시술 파문과 함께 수석 무용수 송라희의 죽음, 형사들은 송라희의 죽음에 뭔가 석연치 않음을 느끼고 서울 시립 발레단을 조사 중이다. 수연의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서연조 단장은 어떻게든 발레단의 명예를 예전과 같이 1등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아니 세계적인 발레단이 되기 위해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한편 제나의 친구이자 경쟁자 소율, 어릴 때는 친하게 지냈지만 최근 오디션을 앞두고 제나에 대한 열등의식은 커져만 간다. 나도 1등을 하고 싶은데 그걸 옆에서 보면서 박수만 쳐야 하는 심정... 지나친 경쟁 의식, 능력 만능주의가 보여주는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인가 싶어 마음이 아린다.

제나 아빠가 제나를 다독이며 지금은 힘들어도 이 순간은 금방 지나간 과거, 웃으며 추억할 순간이라고 위로하는 장면. 물론 시간이 지나면 다 추억이겠지만, 청소년들에겐 가장 중요한 오늘이다. 그냥 참고 견디고 지나가는 순간이 되고 싶을까? 지나온 나의 청소년기를 돌아보면 왜 그 순간 즐기지 못했는지? 늘 '이 순간만 참고 견디면' 이라는 레퍼토리로 버텨야 했는지 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라희 사건을 조사하면서 밝혀지는 제나의 비밀.... 이런 사실을 모두 알게 된 제나. 엄마 수연이 왜 발레를 그만두어야만 했는지도 알게 된다. 여기서 어느 드라마 한 편이 떠오른다. 부모의 과도한 욕심으로 자녀의 미래를 망치는 장면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 1위를 달린다. 글쎄, 첨단 과학의 시대 교육의 최전선에서 아직도 수능 1등급 학생들은 의대, 법대, 한의대, 치의예로 향하는 것을 보면서 씁쓸하다. 모두의 목표가 하나를 향해가는 나라는 성장할 수 없다. 다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교육의 현실이 엿보였다.

스토리 전개가 촘촘하고 등장인물 간의 팽팽한 갈등, 꿈과 도전, 경쟁과 욕심 등 다양한 키워드가 한데 어우러진 청소년 성장소설이었다.

특별한서재 신간평가단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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