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 없어.
내 꿈에만 집중하면 되는 거야."

남들과 다른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선물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음악적 재능, 운동적 재능, 미술적 재능 등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요, 발레를 소재로 한 하은경 작가의 장편소설은 그러한 재능을 가진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러한 재능이 유전자 조작의 도움을 받았을 때 겪게되는 갈등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과 함께 느껴보도록 해줍니다.

유전자 조작과 나노칩 시술이 성행하는 시대에 서울시립발레단의 ‘제나’는 과학적 시술 없이도 그 어려운 턴아웃 동작마저 완벽하게 해내는, 발레리나로서의 재능을 타고난 아이입니다. 천문학자인 아빠처럼 광활하고 먼 우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인 엄마 ‘수연’의 집착과 밀착 코칭을 받으며 발레리나로서 날개를 펼쳐나갑니다.

너무나 완벽한 제나의 능력을 질투하고 시기하는 같은 발레단의 단원 ‘소율’은 같은 발레단의 ‘라희’가 죽기 얼마 전, 자신에게 의문의 파일 하나를 전달 받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나의 메디컬테스트 기록. 소율은 제나의 메디컬테스트 기록을 생명과학 연구원인 사촌 오빠에게 보내며 해독을 부탁합니다. 〈지젤〉 오디션에서 주연 지젤 역을 제나에게 빼앗긴 소율은 곧 놀라운 사실을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오로지 한 명만 기억하는 우리 사회가 만든 모순을 비꼬며, 발레라는 예술 세계를 통해 여전히 남아있는 인간의 추악한 단면과 헛된 욕망의 폐해를 전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