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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아웃
작성자 신간평가단7기박혜경 등록일 202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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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소재로 한 책이지만 유전자 시술에 관한 이야기이다. 

추리물이 될 수도 있었는데 두 소녀를 중심으로 치열하고 아름다운 성장 이야기로 풀어나갔다. 이 책은 십대 여자아이들이 빠져들만 하다. 게다가 조만간 다가올 기계문명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져 청소년들에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은 정말 치열하다. 운동도 그렇다. 재능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노력해도 노력하는 천재를 이길 수 없다. 우리가 흔히 공부라고 하는 것도 그렇다. 다시 생각하니 인생의 모든 것이 치열하다. 

인간 세상에서 재능을 가진 자에 대한 부러움이 질투가 되고 시기, 모략까지 이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갑자기 학창 시절 반장이 내 미술 수행 포트폴리오를 일부러 미제출 했던 일이 떠 오른다.


작가님은 발레의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많은 부상과 고통을 바라 본다.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체중 조절을 하고, 아름다운 선을 만들기 위해 근육과 관절을 혹사 시키다 못해 변형 시키는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에 대한 시선에 안타까움이 묻어 있다.

 

그래서 묻는다. 더 완벽한 아름다움을 위해 나노 칩을 심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 재능있는 자를 만들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유럽은 인공적인 출생과 시술을 허용하고 미국, 러시아. 한국은 불법으로 막는다. 누가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다. 극단적 상황이 예상되긴 하지만!


발레단 단장 연조는 나노칩을 심은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의 영국 공연을 보고 넋을 잃는다. 더욱더 완벽에 가까운 동작들을 보고 인공적인 것을 거부하는 자신의 신념에 금이 간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간다. 


유전자 조작으로 신체적으로 완벽한 발레리나로 태어난 제나는 마음은 발레리나로 태어나지 않았다. 친구의 시기로 무너진 완벽한 발레리나였던 엄마의 꿈을 이루기 위해 태어나고 키워졌지만 마음이 없다. 

여기서 또 묻는다. 마음이 없는데도 만들어진 특별한 재능으로 최고가 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천재 제나를 이길 수 없어 분노하며 괴로움 속에 살던 소율은 제나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었지만 폭로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자신이 승자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자살한 수석 무용수 라희보다 건강하다. 그렇지만 자신이 흠모에 마지 않던 서연조 단장이 사실은 자기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제나 엄마를 수렁에 빠뜨렸다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될지 많이 궁금하다.


자신이 유전자 조작으로 발레리나로 태어났음을 알게 된 제나는 미련없이 발레단을 떠났다. 제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마음이 없어서였는지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무너진 건 제나 엄마였다. 발레에 마음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제나는 자신의 마음을 끄는 어떤 것을 찾기 위해 떠날 것 같다. 

모든 것은 마음이 결정한다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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