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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7기] 푸른 숨
작성자 김길성 등록일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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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숨]은 제주도 하도리에서 삶의 무게를 견디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해녀 영등의 삶을 느끼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첫 장을 펴니 하도리 지도라고 나왔었다. 오목조목하게 들어선 동네 그림을 보니 이 소설에서 슬픔을 느낄 수 없었지만, 책의 표지에 왠지 모를 아픔과 슬픔이 묻어 있다는 것은 소서를 다 읽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해녀 영등의 삶을 보면서 이 소설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었다.

해녀로서 삶을 살아가는 까막눈인 영등에게 야학 선생은 배움에 대한 열망을 안겨주었다.


"당장 한 치 앞의 어둠을 몰아내는 것도 중하지만, 그보다 중한 건 먼 데 있는 어둠을 물리치는 거주"



당장 물질을 해서 해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자를 읽히고 일본인과 조선인 조합에서 수탈 당했던 해녀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삶도 중요하다는 것을 영등은 느낀다. 어린 나이와 일제 강점기를 생각하면 한 치 앞을 벗어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지만, 영등은 먼 어둠을 물리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일본 사람보다 더 나쁜 사람은 조선인이라는 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해녀들의 권익 보호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일본인에게 해산물 판권을 넘긴 공동조합.

야학 선생과, 옥순이 삼촌을 계기로 해녀 영등도 해녀들의 권익을 위해서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야학 선생의 한마디

"영등아, 이제 다른 누가 아니라 너 자신이 네 삶의 기둥이 돼야 한다."



객지에 돈 벌러 간 줄만 알았던 영등의 아방이 사실은 딴 살림을 차렸다는 사실을 알고, 야학 선생은 영등에게 말한다.

영등이라는 인물에게 정신적 충격이 컸겠지만, 그보다는 동생들,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는 삶의 기둥은 자신뿐이라는 야학 선생의 말이 우리에게 전해진다.


해녀의 삶을 살아보진 않았지만.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숨비소리를 읽을 때마다, 마치 내가 해녀 영등과 같은 숨비소리를 토해내고 싶었다. 참았던 숨을 바다 위로 나와 토해내는 숨비소리,살아있다는 증거.


"바다는 얼음처럼 차가울지 언정 얼지 않는다. 어는 것은 바다가 아니라 자신이었다"



영등은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자신과 바다가 한 몸이 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바다가 얼지 않듯이 영등 자신도 시련에 얼지 않는 모습에 어린 나이지만 참 대견하다는 말 밖에 안 나왔다.


제주도, 해녀, 일제강점기라는 단어가 이 소설에서 차지하는 면이 많지만, 그래도 이 책을 접할 때 가볍게 읽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영등에게 닥치는 여러 가지 시련으로 인해서 내가 차가운 바다에 혼자 남겨져 물에 뜻있는 기분이었다.


[푸른 숨]은 해녀 영등의 삶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 때 자신의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던 시절에 해녀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선 영등의 꿋꿋한 모습을 보면서 시련을 겪으면서 나약해지는 사람도 있지만 더 강인해지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이 소설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의지할 곳이라곤 영등의 친구, 해녀 삼촌들이지만 영등은 까막눈이었지만 야학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해녀들의 권익을 위해서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일제 강점기 시절에 어린 나이의 해녀가 당당하게 자신과 해녀들의 삶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모습에서 영등이라는 인물을 새삶스럽게 다시 보게 되었다.


[푸른 숨]을 읽다 보면 영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죽음이 소설을 무겁고 영등의 삶을 푸른 바다로 더 끌어내리는 면이 있긴 했지만, 영등은 결국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건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면서도 가슴 한구석에 찡한 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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