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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모범생
작성자 신간평가단7기박혜경 등록일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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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란 압박 속에 매일 밤 다리에 쥐가 나면서 깼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숨이 안 쉬어졌다.

 

집안, 학벌, 경제력 모든 것이 완벽한 집안에서 태어난 쌍둥이 남자 중학생에 관한 이야기다. 한 아이는 일찍 생을 끝냈고, 한 아이는 생을 끝내려다 겨우 탈출하여 해외로 나갔다. 하지만 해피엔딩이 될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건휘, 선휘, 지우, 은빈, 방패문신, 이 아이들은 깰 수 없는 현실에 부러지기도 하고, 새로운 탈출구를 찾기도 한다.

 

학창시절을 모두 지나온 나는 그때 좀 더 했어야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엔 너무 괴로웠다. 학생신분이 끝날 것 같지 않아서 괴로웠다. 주인공 선휘도 엄마의 통제가 끝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힘든 거다.

결국 건휘, 지수가 죽었다. 누구의 잘못인가?

 

영재 건휘는 왜 죽었을까? 남들보다 뛰어난 영재로 살아왔는데 스스로가 너무 못나보여서, 완벽한 자신의 인생에 실수를 용납할 수 없어서, 혐오하지만 필요한 엄마를 벗어날 수 없어서. 평범한 지수는 왜 죽었을까? 잘하고 싶은데 아무리 해도 따라갈 수 없어서, 속하고 싶은데 어디에 포함되지 못해서, 마음이 약해 엄마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자신을 파괴시켜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본다.

 

부유층 가정에서 영재로 태어나 11초도 틈을 주지 않는 엄마의 커리큘럼 속에서 친구를 사귀는 방법조차 배우지 못한 건휘와 선휘, 술주정뱅이 폭력 아버지 밑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리로 도망쳐나온 방패문신. 이들은 서로를 부러워했을 것 같다. 우리사회는 정말 이렇게 극과 극인가. 돼지엄마인 엄마의 뒷받침을 받으며 학창시절을 보내는 대치동키즈의 삶은 불행하기만 할까? 나는 이미 사회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갇혀 있을지도 모른다.

그 속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아이들은 내 마음 속에 또다른 우상이다.

선휘는 모든 어른에게 벽을 가지고 있다. 방관자인 아버지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도 가까이 하지 않고 정신과 의사도 불신한다. 엄마에게서 자신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사람은 다 같은 거다.

결국 선휘를 구한 것은 또래 친구다. 청소년기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친구일까, 스승일까, 부모일까.

 

엄마는 건휘가 죽었는데도 변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엄마, 아빠가 사과를 했지만 선휘는 생각해 보겠다고만 했다. 나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너무 현실적이라 더 생각이 깊어지는 책이다. 책에 묘사된 선휘가 가정과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 선휘의 생각과 말이 정말 현실적이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지성인이라는 어른들에게, 커리를 타고 스펙을 쌓느라 인간성이 말살되어 죽어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봐달라는 거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모범생이란 무엇인지 다시 말해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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