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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라이프 가드
작성자 신경재 등록일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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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가드』


???

마윤제 소설집/ 특별한서재(펴냄)








인명구조원을 라이프가드라고 부른다. 물에서 인명을 구하는 일을 하는 친구가 있어서 이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왜 책의 제목이 라이프 가드일까? 책을 덮으며 깨달았다. 여덟 가지 삶의 빛깔, 여덟 단편이 보여주는 삶의 방식에서 그것이 비관적인 순간에도 결코 삶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작은 희망을 보았다. 요즘 sns 사용에 대한 고민이 깊다. 과연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건지? 의문이 드는 순간이 많다...... 나의 이런 고민을 마치 알기라도 한 듯이 작가의 말에서 저자 역시 출간을 하면서 sns를 사용했고, 얼마 못 가 소셜 네트워크에 흥미를 잃었다고 말한다.




손에서 폰을 놓으면 사람들을 관찰하게 된다. 사람들의 뒷모습을 생각하며 영감을 얻었고 이 소설은 거기에서 출발했다. 단편은 사람 일생의 단면이다. 단면을 통해 전체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유추해 볼 수는 있다.




맨 첫 페이지의 〈강〉이라는 작품부터 임팩트 있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에 찾아온 한 남자는 바로 형이었다. 아버지는 재혼했고 새어머니는 형과 함꼐 집으로 들어왔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사람, 그리고 가족이 되는 과정이 날카로운 심리묘사로 그려졌다. 우리나라는 유독 새엄마에 대한 인식이 나쁘다. 모든 새엄마가 다 나쁜 것은 결코 아니다. 콩쥐팥쥐나 장화 홍련을 떠올리면 왜 새엄마들은 악녀로 묘사되었을까? 그것은 여자에게 일종의 족쇄가 아니었을까? 나이든 남자와의 결혼, 과거 여자들의 결혼은 종속된 형태였다. 같은 여자로써 그녀들의 악행을 비난하지만은 못하겠다. 이해되는 면도 있다....... 다만, 새엄마나 새아빠 모티브가 서술될 때 이젠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았으면 한다. 이 소설의 새엄마는 자신이 낳아온 아이보다 전처의 자식들에게 더 살갑게 대했다. 더 충성을 다했다. 그런 모습도 마음아팠다.... 살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보여서....




도서관 이용객인 주인공의 심리상태, 내면이 치밀하게 그려졌다. 그는 자신의 책 한 권을 서가에 꽂아두고 그 책이 어떻게 이동되는지 관찰했다. 고유번호를 부여받지 못한 유령 책... 서술자의 삶을 통해 우리 인간들의 삶 역시 유령의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주민등록번호로써 그 고유성을 부여받는다. 주민번호를 부여받는다는 것은 내가 이 체제에 항복함을 말한다....그런 맥락에서 생각할 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책이 카테고리로 분류되듯이 나의 삶을 어느 카테고리에 넣는다면? 나는 무엇으로 나를 증명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사람일까??




표제작 역시 재혼가정을 다루었는데, 유지와 진희 부모의 재혼으로 이루어진 이들 자매의 삶이 먹먹하게 다가왔다. 최소한 집은 안식처가 되어야 하는데 이 아이들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 주위에도 재혼 가정 아이들이 종종 있다. 단란한 가정을 살아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많다.....




나는 이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했는데, 글의 힘이랄까? 문장의 깊이가 남달랐다. 각기 다른 여덟 개의 삶을 탄생시킨 작가님.... 긴 여운이 남아 자꾸 뒤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침묵은 약자들의 항변이었다. 그것은 아무도 보지 않고 귀 기울이지 않는 공허한 외침이었다. 침묵은 죽은 자들의 언어였다. 자신의 실수와 치부를 감추기 위해 입을 닫은 것이 침묵이었다.



복종하지 않는 사람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유령이 되었다. 어떤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



세상에 완벽한 진실은 없다. 또 절대적인 거짓도 없다.



오래된 책에서 나는 냄새는 기억의 총합이었다.






신간평가단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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