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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단> 구미호 카페
작성자 신승철 등록일 202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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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의 《구미호 카페》를 만나보았다. 구미호 식당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이다. 이번에도 죽은 이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된 흐름이다. 죽은 이들이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에 버려야 했던 집착이 담긴 물건들을 카페에서 판매한다. 그런데 그 카페는 달이 뜨는 때에만 문을 연다. 밤에도 낮에도 달이 뜨면 구미호 카페는 손님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다. 그런 간절함이 구미호 카페로 이끄는 것이고, 또 그런 간절함은 영원불멸을 꿈꾸는 구미호'심호'와의 계약을 성사시킨다. 


그런데 소원을 이뤄주는 방법이 조금 위험하게 느껴진다. 죽은 이의 시간을 빌려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다. 죽은 이의 시간을 빌린다는 것도 위험해 보이고 구미호와 거래를 한다는 것도 무섭게 느껴진다. 죽은 이가 죽기 전에 가지고 있던 권력이나 경제력 등의 죽은 이의 능력을 20일간 쓰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주인공은 겁 없는 중, 고등학생인 듯하다. 아니 어쩌면 '간절함'이 두려움을 날려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겁 없이 구미호와 죽은 이의 물건을 거래한 인물들이 그렇게 간절히 바란 것은 무엇일까? 죽은 이들이 죽음의 순간까지도 버리지 못했던 물건들에는 어떤 사연들이 담겨있을까? 주인공 성우는 어떤 물건을 구입할까? 성우가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레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성우가 그토록 바랐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으로 지레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 심호가 받아 가는 물건의 대가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까? 


간절함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성우와 재후가 선택한 방법은 각자 달랐다. 사촌지간이고 한 방을 사용하는 룸메이트였지만 둘의 선택은 달랐다.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다른 두 소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인물들의 특별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성우는 영조에게서 어묵과 순대 냄새가 나서 싫다며 상처를 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분식집 딸 영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누구에게도 꺾이지 않을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고, 한없이 부드럽고 무척이나 이성적인 영조의 모습이 좋았다. 이 소설을 접하는 이들도 씩씩한 영조처럼 누군가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라는 중심을 잘 지키며 살았으면 좋겠다. 구미호가 내려주는 원두커피의 사연을 만나보고 싶다면, 디저트의 맛을 보고 싶다면 달이 뜨는 날에 '구미호 카페'를 찾아보기 바란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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