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편으로 갈수록 흥미 진진하다. 조금씩 전설의 검은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번개와 용감이가 마침내 가까이에서 검은개를 보게 되니 한걸음만 더 가면. 저 절벽만 넘으면 검은개 가족을 만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내가 더 조바심이 난다. 4편이 이렇게 궁금할 수가 있을까.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개는 정말 어떤 개일까? 거짓말도 잘하고 음모도 잘 꾸미지만 개장수에게 잡혀갈 뻔한 용감이를 도와준다. 파도는 뭉치를 왜 그리도 아끼는 걸까? 이번 책에는 본격적인 스토리가 등장하기 전에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장치들이 곳곳에 있다.
대장은 여전히 말을 아끼고 번개는 행동부터 한다. 용감이는 사사건건 간섭에 잔소리는 심하지만 뒤에서 챙겨주고 걱정하는 우리 언니 같다. 우리 주변에도 대장과 같이 말없이 뒤에서 버텨주고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다. 또 번개처럼 정의감이 넘치지만 나쁜 사람들의 간교한 술수에 금방 넘어가는 실수를 자주하는 사람도 있다. 용감이처럼 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홀로 조용히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모두 서로를 아끼고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천개산 산66번지에는 어쩌면 사람보다 나은 개들이 모여 살고 있다.
3편에는 사춘기 뭉치가 등장한다. 어쩜 그렇게 말도 얄밉게 하는지.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사춘기 아이를 둔 엄마들은 모두 공감할 이야기가 펼쳐진다. 뭉치가 좋은 어른개로 성장하기를 기대하지만 먼저 대장에게 혼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다.
천개산은 어떤 곳일까. 전설의 검은개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도 충분히 살만큼 깊고 험한 산인데 또 대장과 번개 가족이 살기에도 좋은 아늑한 산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이기도 하지만 조난되기 쉬운 산이다. 천개산은 우리 인생과 같다. 대장 가족이 겪는 일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일이다. 천개산의 개들이 똑똑하고 자존심 쎈 뭉치를 어떻게 키우는지, 멧돼지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읽으면서 어린 독자들도 일상의 방향을 찾을 수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