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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푸른 숨』
작성자 유현주 등록일 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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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바다에서 숨을 참아야 했던 일제강점기 한 어린 해녀의 숨비소리!

 

 

일제강점기 제주 하도리. 상군 해녀를 꿈꾸는 소녀 영등. 영등은 상군 해녀 할머니를 도와 어린 세 동생을 키우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로 작업을 나간 할머니가 물숨을 먹고 그 사고로 돌아가시게 된다. 동생들과 남겨진 영등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해녀 일을 하며 살아간다. 해야할 때 하지 못 했던 공부를 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 영등. 어느 날 야학에서 강선생님을 만나 글을 배우고 세상을 배우게 된다.

 

살기 위해 바다에서 숨을 참으며 살아가는 영등. 살기위해 숨을 참는 영등을 보며 삶이 참 고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등에게 바다는 숨통이었다. 그리고 영등의 옆에는 서로의 아픔을 잘 아는 친구 춘자와 연화, 삼촌들이 있었다. 삶이 유연하게 흐르면 참 좋을텐데.. 해녀들의 '숨값'을 빼앗아가는 해녀조합을 향해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 함께 목소리를 높인다. 숨을 참고 숨을 찾으며 고된 삶과 맞서 살아가는 영등. 차갑지만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터전의 바다에서의 영등은 안쓰럽고 짠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잘 견디며 삶을 버텨내는 영등과 제주 해녀들의 이야기 『푸른 숨』

 

숨을 참아야만 하는 바다. 그곳은 영등이 가장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곳이었다. 영등에게 바다는 숨통이었다. 영등은 눈물 나도록 바다가 그리웠다. (p.159)

 

시대적인 배경답게 일제의 악랄한 모습은 또 마음이 아프다. 그들의 악행에도 아프지만 정신은 꽉 붙잡아 절대 굴하지 않고 맞서는 영등의 눈빛이 느껴졌다. 또한 어린나이에 차가운 바다와 잔인한 일제에 맞서는 영등의 모습은 강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삶인 바다에서 친구를 잃었고, 할머니를 잃었지만 강인하게 견뎌낸 영등이었지만 연약한 눈물을 보는 순간 내 마음도 또르르..... (흐엉... 나 눈물이... ㅠㅠ)

개인적으로는 초반부터 사실 쉽게 읽히지 않았던 책이다. 집중할 수 없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제주어가 아마 낯설었기 때문일 듯 하다..ㅠ 괜찮을만하면 자꾸 흐름이 깨져서 읽다말다를 반복했다. 하지만 중반부 지나면서 주인공의 감정 묘사도 섬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영등에게는 숨통이 트이는 바다가 무언가를 주기도하고 빼앗아가기도 했다. 잃은 게 사람이라 마음이 참 아팠다. 게다가 일제강점기 제주도의 모습에 마음 편하지만은 않았다. 쉽지 않은 감정이 담겨 있지만 잔잔한 여운이 남은 『푸른 숨』

 

 

■ 책 속 문장 Pick

 

죽음의 바다는 다시 삶의 바다가 되었다. (p.68)

 

물질을 않는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끔찍한 일을 겪고 다시는 물에 들어가지 못한 새각시 삼촌이 떠올랐다. 영등은 자신도 그렇게 될까 봐 두려웠다. 물질을 다시 할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 (p.91)

 

영등은 두 눈을 부릅뜨고 숨을 크게 쉰 뒤 물속으로 머리를 넣었다. 두어 길 들어가자 가슴이 뛰고 숨이 막혔다. 영등은 더 들어가지 못하고 물 위로 나왔다. 와락 겁이 났다.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물질을 다시 못 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영등에게 그것은 죽음보다도 더 막막한 것이었다.

영등은 물에 들고 또 들었다. 차차 숨이 편해졌다.

그제야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영등의 숨비소리에 바다가 붉었다. (p.93)

 

 

"영등아, 이제 다른 누가 아니라 너 자신이 네 삶의 기둥이 돼야 한다. 이 세상 누구도 삶을 대신해줄 순 없어. 네 나이 열 여섯이니 이제 홀로 설 때도 됐주. 알을 깨지 않으면 절대로 새가 되어 날 수 없어. 알을 깨는 일은 두려운 일이고, 고통이주. 두려움이 없으면 성장도 없는 법, 성장 없는 삶이란 죽음과도 같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넌 강하니까 반드시 이겨 낼 수 있어." (p.107)

 

 

영등을 보면서 고생많은 우리 엄마가 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래서 책을 덮고는 먹먹한 마음이 오래 남았다.  지켜야 할 게 있었기 때문에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있음을 보여준 영등. 누구나 영등처럼 고단한 삶을 살고 있기도 하고, 수많은 난관을 부딪치기도 할텐데 그런 순간이 오면 도망치거나 회피하지 않고 헤쳐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소설이 아닐까 싶다.

 

『푸른 숨』 청소년을 비롯해 누구나 읽어도 정말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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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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